이재정 경기도교육감<사진=일요신문>
[일요신문]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위한 ‘경기도교육청 역사교육 특별위원회’를 운영하고, 도내 중고교에 ‘친일인명사전’을 배포하는 등 국정화 반격에 나섰다. 반면 교육부는 국정화 관련 시국선언을 한 전교조 임원 및 일반교사에 대한 처벌에 착수해 이를 둘러싼 정부와 교육청간의 국정화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정 교육감은 지난 11일 “역사교육은 획일화된 교육이 아니라 다양한 해석과 관점으로 해야 된다”며, “역사적 진실과 다양한 해석을 가르치고 역사적 사고력을 신장시키기 위해 ‘경기도교육청 역사교육 특별위원회’를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 역사교육 특별위원회’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 학생들의 역사적 사고력 증진 방안, 현행 역사 교육에 대한 정책 자문 등을 통해 역사교육 발전 종합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경기도교육청은 특별위원회 준비위원장으로 안병욱 가톨릭대 명예교수를 선임하고, 현직교사인 우윤정 선생님, 전 참교육학부모회 박이선 부회장, 경기도교육청 법률 고문변호사 대표인 엄윤상 변호사, 경기도교육청 정순권 교육1국장을 준비위원으로 위촉해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경기도교육청은 13일 서울시교육청에 이어 내년부터 도내 모든 중·고교에 친일인명사전을 배포하도록 2016년 본예산안에 친일인명사전 구매비 2억5600만원을 편성했다고 전했다.
친일인명사전은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것으로, 박정희 前 대통령 등 4389명이 친일 명사로 분류돼 실려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총 3권짜리 친일인명사전을 구매해 도내 공립 중·고교 785개교와 사립 중·고교 70개교에 배포하고, 이미 자체적으로 구매한 중학교 91개교와 고등학교 140개교는 평화통일교육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국민들의 반대 여론을 무시하고 국정화 고시를 강행하는 것은 교사의 교육권을 훼손하고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집필진조차도 공개하지 못하는 국정화 정책은 이미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정 교육감은 “현행 역사교과서는 교육부의 ‘2009개정교육과정의 역사교과서 집필 기준’에 따라 엄격히 기술된 것”이라며, “이를 문제 삼는 것은 교육부 스스로가 이번 국정화의 교육적 근거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고, 행정상 적절치 못한 조치로 이번 국정화 고시는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경기도교육청은 경기도의회와 협력하여‘경기도교육청 역사교육 특별위원회’설치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친일인명사전을 역사 수업 보조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구매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의 국정화 고시로 교육부와 교육청 및 교사 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교육부는 지난 5일 시국선언을 주도한 전교조 변성호 위원장 등 노조 전임자 84명을 형사고발했다.
특히, 교육부는 최근 각 교육청에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사들을 파악하고 핵심 주동자와 적극 가담자, 일반 서명 교사를 구분해 12월 11일까지 징계를 요청하는 등 징계절차를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육청과 교육부간 진통이 예상된다.
일선 교사들에 대한 징계 권한을 가진 각 시·도 교육감의 대다수가 국정화 철회를 주장하고 있는 만큼 교육부의 징계요청을 거부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교육부 역시 교육감들이 징계를 거부하면 관련 절차에 따라 시정명령과 직무이행명령을 내리는 등 행정, 재정 불이익을 경고하는 가하면, 시·도교육감에 대한 형사고발까지도 검토할 방침이어서 국정화 논란과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