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석 | ||
과연 강병규의 주장에 대한 권 회장의 입장은 무엇일까. 권 회장을 도와 이번 논란에 깊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탤런트 현석이 <일요신문>과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그 속내를 털어놨다.
#권 양 한국에 왜 왔나?
이번 논란의 시작은 이병헌의 전 여자친구로 이병헌과의 맞고소를 통해 기소 중지된 권 아무개 양이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이유에서부터 시작된다. 여기서부터 양측의 주장은 첨예하게 대립된다. 기자회견에서 강병규는 “이병헌 때문에 왔다. 사랑하는 사람을 믿고 왔다”고 얘기했다. 강병규의 법적 대리인인 법무법인 백상의 정관영 변호사 역시 “권 양이 한국에 들어온 이유는 연인이었던 이병헌이 한국으로 들어오라는 요구 때문인데 권 회장의 후원 때문이라는 공소사실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반면 현석은 정반대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난해 7월, 권 회장이 체조선수인 권 양을 ‘제2의 김연아’로 키우기 위해 스폰서가 돼 한국에 왔다”면서 “권 양의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다는 사실을 안 권 회장이 제대로 된 코치를 붙여주면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 믿고 데려온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렇지만 권 양은 한국에서 체조선수로 잘 성장하지 못했다.
이를 두고 캐나다에서 전도 유망했던 체조 선수가 한국에 들어와 이번 일을 겪으며 체조 선수로서의 앞날까지 애매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현석은 “국가대표로 키우고 싶었는데 권 양의 전공 종목은 올림픽 종목이 아니었고 체조협회에 문의하니 북중미에서 유행하는 사회체육 수준이었다”고 설명한다.
또한 “김연아처럼 싱글 선수로 키우려 했지만 권 양의 종목은 그룹 종목이었다”면서 “함께 체조협회를 다니며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권 회장에게 권 양은 그룹을 함께할 두세 명만 붙여주면 자신이 가르치겠다고 얘기했지만 권 회장이 상당히 실망했었다”고 전한다. 결국 권 회장은 권 양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체조선수로 키우려던 뜻을 접고 결국엔 스폰서 계약도 없던 일이 됐다. 한편 현석은 권 양 입국 당시엔 이병헌의 전 애인임을 몰랐고 함께 체조협회와 대학 등을 오가는 과정에서 살짝 알게 됐다고 밝혔다.
#왜 현석 명의 아파트에?
또 한 가지 눈길을 끄는 사안은 권 양이 입국해서 석 달 동안 현석 명의의 아파트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현석은 “권 회장은 주로 일본에 체류해 권 양의 한국에서의 생활을 도와주라는 부탁을 받고 내 명의로 권 양의 아파트를 임대한 것”이라며 “권 회장은 스폰서가 무산됐다고 권 양을 당장 떠나라고 하진 않았고 9월에 코치가 캐나다에서 일본에 오는데 그때 일본에 오면 일본 체조 관계자를 소개해 주겠다며 9월까지 그 집에 머물도록 배려해준 것”이라고 설명한다. 권 회장은 석 달 동안의 체류비는 물론 일본으로 올 비행기 티켓 값까지 권 양에게 주고 일본으로 떠났다.
▲ 강병규, 이병헌 | ||
이에 현석은 “체조협회에서 한 대학 교수가 권 양 종목 체조에 조예가 깊다고 해 소개해줬는데 그 대학에서 권 양을 받아주고 같이 할 학생도 소개해주기로 했다”면서 “권 회장의 스폰서가 무산된 터라 전 애인이었던 이병헌이 국내에서 대학에 다닐 수 있도록 집을 얻어준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병헌과 이미 헤어진 상태였지만 과거 연인이었고 권 양이 다른 사안으로 이병헌 소속사와 인연도 있었다”는 얘길 덧붙였다.
#권 양과 강병규 관계는?
도대체 강병규는 어떻게 권 양과 알게 돼 이번 논란에 휘말린 것일까. 이에 대해 강병규는 “권 양이 내 여자친구 최 아무개 양, 그리고 그의 친구 한 아무개 양과 친한 사이였던 터라 11월 초에 자연스레 알게 됐다”면서 “최 양과 한 양은 권 회장의 소개로 권 양을 알게됐다”고 설명했다. 권 양이 봉천동 집에서 못 견디고 3일 만에 나온 뒤에는 한 양과 최 양의 집을 오가며 지냈다는 강병규의 말로 볼 때 이들이 상당히 친한 사이였던 것으로 보이나 권 회장 소개로 만났으니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사이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반면 현석은 “권 양이 어떻게 최 양, 한 양과 알게 됐는지 모르겠다. 서로 알 일이 없는데”라며 “권 회장이 일본에서 권 양이 기자회견을 준비한다는 최 양의 전화를 받고 귀국해 권 양에게 만나자고 했는데 최 양이 함께 나왔다. 나도 그 자리에 동석했는데 권 양이 예전과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무조건 이병헌이 보상해야 한다는 얘기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한다. 권 회장과 최 양, 한 양의 인연에 대해선 “권 회장에게 들으니 라스베이거스에서 우연히 최 양과 한 양을 만났는데 같은 한국인이라 얘기를 나누게 됐고 그 인연으로 서울에서도 연락이 이어져 서울에 오면 종종 최 양이 운영하는 가게에 가곤 했다”고 설명했다.
#돌연 캐나다로 떠난 이유는?
관건은 이병헌을 고소한 당사자인 권 양이 왜 갑자기 캐나다로 돌아갔는지의 여부다. 강병규는 “캐나다로 돌아간 게 권 양 의견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최 양과 한 양에게 ‘엄마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미치겠다’는 얘길 했었고 캐나다에 갈 때도 ‘말 못하고 가서 미안하다며 1월 말에 돌아올 것’이라는 메모를 남겼다”고 밝혔다.
권 양이 이병헌을 고소하자 캐나다에서 입국한 권 양의 모친은 “딸과 우리를 꽃뱀 가족으로 치부해버리는 것에 대해선 용서할 수 없다”는 강한 입장을 보였었다. 그렇지만 검찰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해 연말 돌연 딸과 함께 캐나다로 돌아갔다. 이로 인해 연예계에선 20억 합의설이 급부상했다. 합의설에 대해 강병규는 “상식적으로 추측은 가능하나 확인되지 않은 얘길 언급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현석은 “권 양은 한국에서의 대학 입학, 아파트와 자동차, 그리고 생활비를 요구했다”면서 “어느 정도면 권 회장이 도와주려 했지만 너무 어마어마한 액수라 변호사들이 합의하기로 했다”고 전한다. 캐나다로 돌아간 이유에 대해 현석은 “권 양 모친이 권 회장에게 전화를 해서 미안하다고 한 뒤 캐나다로 떠났다”면서 “자신들의 행위가 공갈 협박에 해당될 수도 있다는 얘길 듣고 캐나다로 돌아간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