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가 반칙해도 벌금은 구단이 납부

프로축구가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반칙과 경고의 숫자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페어플레이를 펼치자는 취지로 경고에 대해서는 벌과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사실 경고와 벌과금이 ‘따로국밥’이라는 건 공공연한 비밀.

만약 1경기에서 1차 경고를 받고, 다시 2차 경고를 받아 퇴장 당하는 경우에는 벌금 10만원과 1경기 출장정지가 내려진다. 경고 없이 바로 레드카드로 퇴장당할 때에는 20만원과 2경기 출장정지, 그리고 1경기에서 1차 경고 이후 레드카드를 받을 경우엔 30만원과 2경기 출장정지라는 제재가 가해진다. 경고가 2회 누적되어 1경기를 빠지면 벌금은 주어지지 않는다.

이런 벌과금은 당연히 반칙한 선수가 내는 것이 원칙이겠지만 구단이 대신 내주는 것이 관례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10개 구단 모두 선수가 경고나 퇴장 당하는 것이 모두 팀을 위해 일어난 과정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선수 보호를 위해 굳이 기죽일 필요가 없다는 것. 다만 선수들이 피해보는 것이 있다면 출장정지로 인해 출장수당과 팀이 승리했을 경우 승리수당을 받지 못하는 금전적인 부분이다. 한편, 연맹에서는 벌과금만 관리하는 통장을 따로 두고 있는데, 입금란에는 대부분 구단 이름이 찍혀 있다.

간혹 선수 이름이 보이기도 하지만 구단에서 송금하는 이의 이름만 바꾼 것이지 선수가 직접 낸 것은 아니다. 매년 이렇게 쌓인 벌금은 연맹 이사회를 거쳐 사용 유무를 결정하게 되는데 액수가 그렇게 크지 않아 아직 차곡차곡 저축(?)만 하고 있는 중이라고. 그럼 심판들도 징계를 받으면 벌금을 낼까? 심판들에게는 출장정지 외에 벌과금 제도를 따로 도입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출장정지를 당하면 경기수당을 받을 수가 없어 주심일 경우 1경기당 25만원, 부심이나 대기심일 경우 15만원의 손해를 각오해야 한다.

하지만 심판들은 이런 금전적 손실보다는 명예가 실추돼 지속적인 심판활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 더 신경 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