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촉망받는 신예선수인 송원국(왼쪽)과 유재웅이 뜻밖의 윤 화를 입어 두산의 근심은 더욱 깊어졌다. | ||
지난 5년 동안 군 문제 때문에 가슴앓이도 많이 하고 구속수감까지 되는 아픔을 겪었던 서용빈이다. 그래도 공익근무요원이라서 퇴근 후에 개인연습도 할 수 있고 LG에서 주장 노릇도 했듯이 워낙 자기관리에 철저한 성격이라 마음이 놓인다. 아무튼 근무 열심히 하고 몸 관리 잘해서 멋지게 돌아오길 기대한다.
LG는 그렇고 정말 우울한 팀은 두산이다. 후반기 들어와 겨우 3~4승하고 주전들은 돌아가면서 아프다 하고 정말 베스트멤버 데리고 한 게임이라도 해봤으면 좋겠다더니 이번에는 엉뚱한 곳에서 사단이 났다. 송원국 유재웅 이 두 명의 신세대 스타들이 교통사고로 인해 중상을 입었다. 그 중 송원국은 부상이 심해 내년 시즌도 출장이 어렵다는 진단을 받은 상태다.
송원국은 대타 성공률이 70%일 만큼 최고의 ‘조커’다. 그러나 정작 두산 코칭스태프의 심기를 건드린 건 이들이 사고 당일 새벽까지 술을 먹었다는 거다. 술자리를 만든 이유도 황당하다. 이날 유재웅이 타격부진으로 2군 강등 통보를 받았는데, 평소 제일 친한 동료인 송원국이 ‘위로주’를 산다고 해서 술자리를 했다는 것이다. 필자도 정작 이해할 수 없는 건 ‘위로주’가 뭔소리냐는 거다. 아니 2군 가는 게 위로 받을 만큼 충격적이라는 말인가. 2군 가서 열심히 할 생각을 해야지 새벽까지 술 퍼먹고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사고났다고 볼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2군은 아침 일찍부터 움직인다. 이날도 경기도 이천구장으로 구단버스가 아침 일찍 출발했다. 그런데 유재웅은 송원국 집에서 잤고 1군에서처럼 늦잠을 자서 버스를 놓쳐 버린 것이다. 그래서 새벽까지 위로주를 살만큼 의리(?)있는 송원국이 직접 운전해서 이천구장에 데려다 주다 사고가 난 것이다. 유재웅은 사고 순간 차 밖으로 튕겨 나가 부상이 심하지 않은데 송원국은 차가 뒤집어지면서 밑에 깔리는 바람에 부상이 심하다. 이제는 송원국이 위로 받는 처지가 됐다. 송원국은 자신이 2군에 오래 있어봐서 그 설움을 알기 때문에 유재웅을 위로해 줄 마음이 생겼을 수도 있다.
아침 일찍 움직여서 대낮에 경기해야되는 선수를 새벽까지 술을 먹이는 건 그 선수를 아예 ‘확인 사살(?)’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렇게 따지면 기존에 2군선수들은 매일 술 먹어야 할 정도로 괴롭단 말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오직 1군 무대를 꿈꾸며 더 열심히 연습한다. 이번에 유재웅도 2군행이 오히려 보약이 될 수도 있다. 1군에서 경기에 출전 못하고 벤치에만 앉아있느니 2군에서 매일 경기에 나가면서 경기 감각을 익히는 게 차라리 낫다는 얘기다. 또 유재웅은 좌타자인 데다 타격 자질도 뛰어나서 금방 1군에 복귀할 수 있다.
두산은 올시즌 후반기 들어 악재가 계속 겹치는데 이럴수록 선수들은 더욱 야구에 집중하고 야구 외적인 것은 자제하는 것이 팀을 위하는 거다. 또 송원국의 대타 성공률이 높은 이유는 정신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빨리 회복해서 내년 시즌에는 대타가 아닌 당당한 주전으로 돌아오길 기대해 본다.
SBS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