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사진=일요신문>
[일요신문] 이재명 “복지는 포퓰리즘 아닌 세금 내는 모든 국민의 권리” 지난 25일 성남시의회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의 청년배당 정책이 극적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이재명 시장이 추진하는 성남형 복지정책인 무상공공산후조리원과 무상교복에 이어 청년배당이 모두 법적 근거를 마련하게 됐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정부와 여권의 시선이 만만치 않다.
이날 열린 성남시의회 제215회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성남시 청년배당 지급조례안이 재적의원 34명이 모두 출석한 가운데 찬성 18명, 반대 16명으로 최종 가결되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전날 문화복지위원회 상임위원회에서 밤늦게까지 여야 갈등 끝에 밤 11시 30분 경 기명투표(거수)를 통해 청년배당 조례안을 본회의에 상정시켰다. 새누리당 의원의 수(16명)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수(18명)보다 적어 조례안 통과를 낙관했던 이재명 시장도 다음날 본회의에서 새누리당의 반발로 내심 초조한 기색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본회의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용역 교수와 청년 나이 선정 문제, 기본소득으로 인한 재정고갈, 타 지자체와 형평성 등을 문제 삼으며, 무기명 기명 논란과 투표기 오작동 등으로 정회와 재투표를 반복하는 진통 끝에 청년배당 조례안이 극적으로 가결됐다.
이제 주사위는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정부에게 넘겨졌다. 이재명 시장도 “성남시 청년배당을 박근혜 정부가 답할 차례”라고 밝혔다.
이재명 시장은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라 성남시는 청년배당정책에 대해 이미 보건복지부에 협의를 요청했다”며, “지방자치단체의 고유 소관 사무로 시 의회의 동의를 거쳐 자체예산으로 진행하는 복지정책에 대해 중앙정부는 반대할 명분과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성남시장은 “성남시의 청년배당정책은 청년세대에게 이 사회가 보내는 최소한의 성의이자 우리의 미래를 위한 투자이다”며, “성남시는 준비됐다. 이제 박근혜 정부가 답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성남시는 지난 9월 25일 보건복지부에 청년배당에 대한 협의를 요청했지만 62일이 지난 현재까지 회신이 없는 상태이다. 또한, 성남시 무상교복 역시 지난 8월 4일 보건복지부에 협의 요청한 상태이며, 무상공공산후조리원은 보건복지부가 불수용 의사를 철회하지 않은 상태이다.
이에 성남시는 “정부가 올해 새로 수정한 사회보장제도 협의 운용지침에 따라 협의요청서가 접수된 날로 부터 90일 이내에 지자체와 협의를 마무리해야 하지만 정부가 운용지침에 명시한 협의기한조차 이뤄지지 않은 채 이에 대한 답변이나 해명조차 없는 상태”라는 지적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지난 10월 1일 성남시청에서 ‘청년배당’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일요신문>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1일 열린 제11차 사회보장위원회의에서 “이전까지 복지제도가 중앙과 지자체 등이 제각각 추진하는 경우가 많아 지출에 비해 현장의 복지 체감도가 떨어지는 등 비효율성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말대로라면 이재명 시장의 무상 복지시리즈가 보건복지부의 정책과 중복된다는 지적이다.
여권 인사 역시 연일 이재명 시장과 박원순 시장의 청년정책들이 청년표를 의식한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야권인사의 복지정책 등을 비난하고 있는 상태이다.
야권은 일제히 그동안 복지정책에서 아이들과 노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청년들에 대한 권리라면서, 오히려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등에서 공약했던 노인기초연금 확대나 총선에서 거론된 여권의 지역예산폭탄이야 말로 ‘포플리즘’ 정책이라고 반격하고 있지만 정부는 형평성과 (국민연금과 각종 복지정책 등과)중복을 이유로 일축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지난 9월 30일 입법 예고한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사회보장위원회의 조정 결과를 따르지 않을 경우 지출한 금액만큼의 지방교부세를 감액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또한 법제처가 사회보장제도 신설, 변경 시 보건복지부 장관과 협의해야 한다는 지침의 ‘협의’의 의미를 ‘합의 또는 동의’로 해석하는 등 사실상 지방재정과 정책의 결정권을 강화했다. 지방 길들이기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재명 시장은 정부가 지방자치법을 훼손하고, 복지확대에 역행하는 처사라며, 보건복지부의 동의가 없어도 성남시의 복지정책 추진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의 청년 A씨(남.30)는 “노인 기초연금 20만원(月)이나 성남시의 청년 지원금 100만원(年/지역화폐)이나 중요한 것은 정책 추진의 의지나 진정성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책 추진이나 재정 마련 등에 문제가 없다면 국민들에게 되돌려 주는 것이 복지가 아니냐”고 전했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