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이재명 시장이 28일 청년들과의 만남에 참석해 ‘청년배당’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서동철기자>
[일요신문] “포퓰리즘이냐, 최소한의 복지냐” 최근 정치권은 물론 대한민국 사회전반에 화두로 떠오른 청년정책, 이재명 성남시장의 ‘청년배당’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청년활동지원 등을 포함한 청년보장, 이를 두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 여권에서는 총선을 의식한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연일 비난하고 있다. 반면, 야권에서는 ‘헬조선’의 청년들을 복지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28일 오후 5시 경기도 과천장애인복지관에서 열린 ‘과천, 청년들의 수다’에 참석해 조례안과 예산을 확보한 ‘청년배당’ 정책을 청년들에게 설명하고 묻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재명 시장은 “청년세대를 사회취약 계층으로 만든 정부가 ‘청년희망펀드’ 등 청년문제의 심각성을 스스로 인정했다”며, “청년배당은 청년들을 위한 최소한의 복지인데도 정부가 이를 저지하려 하는 것은 양심도 없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시장은 “현재 청년들은 일부나 소수에게 ‘이익’이 편중된 사회구조로 인해 유사 이래 가장 절망적인 시대를 맞이했다”며, “국민 생명과 안전, 공정한 질서 유지를 지키라고 맡긴 정부가 국민을 위한 정책에는 인색하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헬조선’, ‘미생’이라고 불리는 현 청년세대에는 가장 배려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시장은 “청년배당은 청년들에게 부족한 역량개발을 최소한으로 지원하는 최소한의 복지시책이다. 또한, 시일과 사용을 성남시로 제한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어려운 청년들이 지역경제도 살리면서, 차 한잔 마시고 좋은 책도 사보면서, 스스로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뿐이다”고 청년배당을 소개했다.
청년배당을 소득과 기여에 관계없이 일정한 금액을 돌려주는 기본소득 개념으로 추진하는 배경에 대한 질문에 “‘재벌은 뭐하러 주느냐’는 질문 같은데(웃음), 재벌이나 소득수준을 규정하고 선별하는 비용을 지출하는 것보다는 기본소득 개념으로 지원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고 답변했다.
정치권에서 청년들에게 투표나 정치에 관심이 없는 점 등만 지적하는 것은 문제라는 의견에는 “청년들에게 민주주의 교육과 체험이 없었던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청년들의 문제를 청년들이 풀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대한민국 사회에서 정책선정과 집중이 투표와 연관된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청년들이 좋은 정책이 있다면 서로 소통하고 의견을 모아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키우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떻게 소통하느냐는 물음에는 “나처럼 SNS라도 하면 된다”고 답해 청중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한 청년이 “정부가 끝까지 성남시의 무상산후조리원과 무상교복에 이어 청년배당을 반대하거나 거부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이재명 시장은 “박근혜 정부는 ‘영치주의’라고 규정하고 싶다. 대통령령에 의한 국가통치를 하는 기분이다. 지방자치를 무기력화시키고 있다. 사회보장위원회의 행보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본다. 성남시가 복지하겠다면, 죽어라 막는다”며, “정부 말 안 들으면 지방교부세 등의 패널티로 혼낸다는 것인데, 계속 소송을 걸던지, 아니면 시민들의 예산을 볼모로 잡은 이상 분하게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답변했다. 이에 참석한 청년들은 “계속 고(고발 또는 GO)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과거엔 청년들에게 길이 없더라도 선택은 있었지만 현재 청년들에게는 선택마저 강요되거나 제한적인 현실이 안타깝다”며, “저를 포함한, 정치권조차 청년들이 절실히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하지만 이럴수록 청년들이 목소리를 더 크게 더 많이 내야한다. 저 역시 청년들을 위해 더 귀기울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모두 힘내시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과천, 청년들의 수다’는 과천시 청년들의 소모임이나 토론에서 시작된 ‘과천청년들’이 주관했으며, 송호창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과천·의왕)과 과천녹색당이 주최한 가운데 이재명 성남시장을 비롯해 권지웅 서울시청년명예부시장 등 60여명의 청년들과 관계자들이 참석해 청년정책에 대해 강의와 열띤 논의가 진행됐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