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지성형외과의원 강세희 원장
이러한 일부 대형 미용병원의 시스템에는 문제가 있다. 첫째, 수준 높은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경력이 부족한 원장(봉직의)의 수술시에는 경험이 많은 원장이 부족한 부분을 감독하고 백업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이 마련돼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또한 많은 경험을 통해 수술을 잘 하게 된 원장(봉직의)은 한시라도 빨리 그 병원을 떠나 자기만의 병원을 개원하고 싶어 한다. 따라서 빠른 시간 내에 모든 것을 잘 가르쳐주지 않는 병원들도 있다. 결국 경험이 미숙한 원장(봉직의)에게 수술을 받은 환자의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둘째, 상담하는 원장과 수술하는 원장이 다를 수 있다. 대형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병원 이름을 보고 오는 것이고 누구나 그 병원에서 가장 수술을 잘 하는 원장에게 수술을 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대형 병원의 모든 원장이 다 수술을 잘 할 수는 없다. 당연히 수술 술기의 질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대형 병원은 많은 원장이 수술을 해야 하고 환자들은 소수의 원장에게 수술을 받고 싶어 한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유령 원장`이라는 변칙적인 행태를 만들어낸다. 병원의 모든 의사가 자신의 이름을 내 걸고 수술을 하게 되면 환자는 수술을 잘하는 몇몇 원장만 찾게 되고 나머지 원장은 직장을 잃게 될 것이다. 또한 대표 원장의 입장에서도 실력 있는 다른 원장이 퇴사할 때 병원의 환자들을 빼앗길까봐 두려워해 봉직의 원장들의 이름을 내걸기를 꺼려하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이러한 대형병원의 문제점을 없애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대형 병원의 규모를 좀 더 줄여야 한다. 원장 수가 줄면 당연히 수술의 평균적인 질은 좋아지기 마련이다. 수술 결과가 좋은 원장들이 책임감 있게 환자를 보고 병원을 운영해 갈 때 그 병원은 더욱 더 내실이 있는 병원이 될 것이고 잊을만하면 발생하는 의료 사고도 감소할 것이다.
만약 규모를 줄이지 못한다면 수술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안전하게 백업할 수 있는 우수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아울러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인식도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아직까지도 무조건 큰 병원이 좋은 병원, 가격이 싼 병원이 좋은 병원이라는 근거 없는 인식도 버려야 한다.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말로만 안전한 병원`이 아닌 정말로 내실 있는 병원인지를 확인하고 병원을 선택해야 불의의 피해를 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수요가 되는 고객의 생각이 바뀌어야 병원도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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