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의 가이 피어스,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의 펠리시티 존스가 펼치는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우리가 사랑한 시간이 배우들의 즉흥 연기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우리가 사랑한 시간을 연출한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은 배우들에게 즉흥 연기를 주문하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배우들은 대략적인 아웃라인과 캐릭터들의 상태 및 감정 그리고 해당 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사랑한 시간 역시 대본 없이 촬영에 들어갔으며, 거의 모든 대사들이 촬영 당일 즉흥적으로 이뤄졌다. 감독은 한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전했다. “마치 단편 소설을 연상시키는 60페이지 정도의 단문으로만 각본을 구성합니다. 작품의 전체적인 내용과 배경, 장면의 전환과 등장 인물들의 감정 변화, 구성의 요점이 디테일하게 담겨 있지만, 대사는 거의 없죠.”
전작인 라이크 크레이지에서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과 호흡을 맞춘 적 있는 펠리시티 존스는 감독의 연출 방식을 이미 알고 있기에 즉흥 연기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없었다고 한다. 감독은 “펠리시티는 놓치는 게 없어요. 현장에서 즉흥적인 연출을 많이 하는 제게는 최고의 배우예요.”라고 전하며, 감독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미묘한 순간들을 완벽하게 표현해내는 그녀의 재능에 신뢰를 표했다. 반면 즉흥 연기가 처음이었던 가이 피어스는 억양 문제, 첼로 연주 등 신경 쓸 것들이 많은 상황에서 즉흥 연기까지 소화해 내야 하는 게 처음엔 많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즉흥 연기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펠리시티 존스와 많은 대화를 나눴고 키이스의 성격을 완벽하게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처음엔 많이 불편했지만 어느 순간에 다다르자 비로소 내가 실제로 키이스가 된 것만 같은 솔직한 감정을 찾을 수 있었어요.”라며 캐릭터 자체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즉흥 연기뿐만 아니라 배우 스스로가 의상•메이크업에 관여하고 촬영 전 영화 세트장에서 실제로 생활하는 등 리얼함을 살리고자 노력한 결과, 이들의 모든 연기는 마치 사적인 순간을 침해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본능적이고도 진솔한 감정을 담은 배우들의 즉흥 연기를 통해 관객들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 올리고 있는 우리가 사랑한 시간은 전국 극장에서 절찬리에 상영 중이다.
민지현 온라인 기자 gmrfyd003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