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프로야구 구단에게는 다시 인기몰이를 위해 경기내용도 신경 써야 하지만 스타플레이어의 존재도 못지 않게 중요하게 됐다. 특히 젊은 여성 팬들이 운동장으로 몰려들면서 ‘월드컵 꽃미남 스타’에 뒤지지 않는 ‘한 얼굴’하는 신세대 야구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선 꾸준한 여성 팬들의 지지를 확보하고 있는 선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미남인 두산의 홍성흔. 홍성흔은 운동 선수를 통들어 미남을 꼽을 때도 빠지지 않는 선수다. 몇몇 야구선수들이 앙드레 김의 패션무대에 섰지만 그중 가장 모델 같다는 평가를 받는 홍성흔은 팬클럽이라는 단어가 생소할 때부터 ‘아도니스(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도 반했다는 미남 청년)’라는 팬클럽을 갖고 있었다.
사이버상에는 홍성흔닷컴이라는 팬 사이트도 운영되고 있다. 홍성흔의 팬은 주로 여고생과 20대 초 중반의 미혼 여성. 늘씬한 몸매와 180cm의 키와 영화배우 뺨치는 얼굴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마니아 집단을 거느리고 있다.
두산은 홍성흔이 이미 ‘뜬’ 스타여서 그다지 큰 신경을 쓰진 않는다. 구단측은 홍성흔 팬들이 구장에 올 때 좌석 배려를 해주거나 원정경기에서 팬들이 겪을 수 있는 안전문제에 신경을 쓰는 정도다. 구단측은 다만 홍성흔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 쇼 프로그램 출연은 사양하고 있다.
LG의 김재현도 얼굴 하면 빠지지 않는다. 모 야구전문사이트에서 조사한 결과 박찬호 조성민 홍성흔을 제치고 1등을 할 정도다. 또한 김재현의 공식팬사이트는 4개와 여러 팬 사이트들이 모인 포털사이트 ‘캐넌히터’가 운영되고 있다. 너무 잘생긴 얼굴 때문에 여자친구도 많고 술 좋아하는 호방한 성격 탓에 천부적인 재능이 퇴색될 뻔했지만 술 담배 여자(?)까지 끊는 프로의 모습을 보이며 부상 탈출을 목표로 삼고 있는 상태다.
LG의 박용택 역시 시원스러운 느낌을 주는 마스크로 꽃미남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LG구단은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는 그를 위해 구단 홈페이지에 닉네임 공모전을 벌여 ‘쿨가이’라는 별명까지 정성스레 붙여주었다. 꽃미남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 붙지만 박용택은 ‘허슬플레이’로도 유명하다. 관중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슬라이딩 플레이는 실력과 외모를 두루 갖춘 그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LG의 조인성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홈페이지에는 탤런트 조인성의 홈페이지인 줄 알고 왔다가 가는 팬들도 아직은 많다.
LG 구단은 아직 적극적인 스타 만들기는 좀 부담스럽다는 입장. 자칫 경기력 집중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렇지만 장기 계획으로 팬클럽 지원과 선수 캐릭터 사업에 중점을 둘 생각이다.
현대도 걸출한 신인 조용준과 김수경 박재홍 등 젊고 잘생긴 선수들이 포진해 있어 선수흥행에서는 전혀 뒤지지 않는다. 특히 조용준은 신인 아닌 신인으로 강력한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선동열 계보를 이을 만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조용준 선수의 인기비결은 경기 내용 이외에 신세대에게 어필할 톡톡 튀는 행동. 지난해에는 행사장에 노랗게 머리를 물들이고 최고급 세단을 몰고 와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조용준과 나이는 같지만 이제 프로 5년차인 김수경과 팀의 얼굴 박재홍에 대한 여성들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현대측은 팬들을 구단으로 초청하거나 팬들이 내건 플래카드 시상식을 해 상품을 주고 있는 정도다.
각 구단에는 충분히 상품가치가 있는 선수들이 포진해있지만 아직 구단이 선수를 포장하고 팬 서비스하는 방법이 미숙하다는 비판을 언론으로부터 듣고 있는 실정.
한 구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축구에 많은 팬을 뺏겼지만 야구는 골수팬들이 많다. 구단들도 홍보전략을 나름대로 펴고 싶어하지만 월드컵 같은 이벤트가 한 번 터져주지 않는 이상 붐 조성을 힘들 것 같다. 해온 대로 잘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