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에 있었다. 도파민은 인간의 쾌감과 흥분을 일으키는 데 중요한 물질로, 쾌락을 느끼거나 사랑을 나눌 때 많이 분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환경에서 성관계를 맺으면 익숙한 장소에서보다 도파민이 더 많이 분비되고, 이로 인해서 더 흥분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익숙한 집보다 낯선 호텔에서 사랑을 나눌 때 도파민이 더 많이 분비돼 쾌감도 더 커진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심리치료사이자 섹스 카운슬러인 이안 커너는 “호텔방의 낯선 느낌은 도파민 분비를 촉진한다. 그리고 이렇게 분비된 도파민으로 인해 성관계를 맺을 때 더 흥분하게 되고 쾌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라며 “이는 마치 좋아하는 음식을 한참 동안 못 먹다가 다시 먹을 때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다”라고 말했다.
그럼 왜 호텔방에서는 도파민 분비가 더 촉진되는 걸까.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커너는 말했다. 우선 호텔방이 안방과 다른 점은 많다. 조명부터가 다르고, 침대도 더 큰 데다 침구도 더 안락하다. 아니면 침대 머리맡에 가족사진이 없거나 혹은 주위에 공과금 영수증이 뒹굴고 있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커너는 무엇보다도 호텔이라는 곳은 오감을 자극하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커너는 “사람들은 호텔에 체크인을 할 때면 자기 자신이 소중하다고 느끼게 된다”라면서 “호텔방의 럭셔리한 물건들이나 나른하면서도 호화로운 분위기는 자신을 더욱 섹시하게 느끼게 만든다”라고 말했다.
또한 호텔에 ‘체크인’을 하는 순간 동시에 일상에서는 ‘체크아웃’을 한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경우 일상에서 탈피하기 때문에 평소 갖고 있던 스트레스나 걱정거리를 잠시나마 잊게 된다. 커너는 성적 흥분을 느끼기 위해서는 특히 여성들의 경우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잠시 잊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커너는 “호텔의 럭셔리한 분위기는 자동적으로 사람들로 하여금 불안감이 사라지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커너는 이런 경험을 위해서 굳이 멀리 여행을 떠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집에서 휴가를 즐길 때에도 충분히 방법은 있다는 것이다. 가령 체위를 바꿔본다거나 안방이 아닌 다른 방에서 성관계만 맺어도 평소보다 흥분을 더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