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곰팡이로 발생하는 ‘파나마병’은 1960년대 바나나 산업을 강타, 당시 ‘그로 미셸’이라는 바나나 품종 생산이 중단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캐번디시 바나나’ 품종이 새로 개발돼 현재 우리가 먹고 있다. 하지만 이 품종 역시 최근 신종 파나마병이 확산되면서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연구 분석이 나왔다.
최근 네덜란드와 호주, 미국의 국제 공동 연구진은 ‘푸사리움 옥시스포룸’(Fusarium oxysporum)이라는 치명적인 곰팡이가 바나나를 멸종으로 몰고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일반적으로 곰팡이로 인한 병을 ‘파나마병’이라 부르는데 이 감염병은 바나나의 잎을 시들게 해 결국 죽게 만든다.
그런데 새로 품종이 개량된 캐번디시 바나나 역시 ‘TR4’(Tropical race 4)라고 불리는 곰팡이에 의해 죽어가게 된 것이다. TR4는 앞서 그로미셸 품종을 멸종시킨 곰팡이인 푸사리움 옥시스포룸의 생리형(race)이다. 이는 형태적으로 같은 병원균이 식물 품종에 따라 병원성이 달라지는 병원균의 계통을 말한다.
1980년대 대만에서 처음 발견되기 시작한 ‘TR4’에 의한 파나마병은 이후 중국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호주를 넘어, 최근에는 중동과 아프리카까지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런 치명적인 감염병을 아직도 막아낼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병이 세계 최대 바나나 산지 중 하나인 중남미에 도달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경고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논문은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면역학 전문지 ‘플로스 패서전스’(PLoS Pathogens) 최근호를 통해 발표됐다.
[온라인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