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인터뷰 모습<사진=일요신문>
[일요신문]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연정(聯政)은 정치뿐만이 아닌 경제와 교육 등 우리 사회 전반에 이루어야 할 시대적 사명이다. 이제 경기도 연정을 교육과 예산, 경제로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경제연정’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상생하고 윈윈(Win-Win)할 수 있도록 경기도가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남경필 지사는 한중 FTA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경기도의 한중 FTA 비준 후속조치를 발표하고 도내 기업의 對 중국 수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곧바로 중국으로 경제출장을 떠났다. 이처럼 경제활성화에 중요한 비중을 두고 있는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만나 경제상생협력과 지방정부로서의 경제 강화 추진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다음은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일문일답.
- 남경필 지사는 경제발전을 위한 경제민주화를, 특히 경기도형 경제민주화 추진을, 강조하고 있다. 중앙정부보다 지방 정부가 먼저 나서야 하는 이유라도 있는지.
우리나라 인구의 4분의 1이 거주하고, 대한민국 경제와 산업의 중심인 경기도에서 경제민주화의 성공 사례가 쌓이면, 대한민국 경제 혁신과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무엇보다 경제민주화를 위해서는 현장에 있는 지방정부의 역할이 훨씬 크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제민주화는 중앙정부의 영역이고, 지방은 관계 법령이 지정한 업무를 수행한다는 소극적 자세에서 탈피해야 한다. 지역 상황과 현장을 잘 아는 지방정부가 공정한 지역경제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은 이 시대의 소명이다. 또한, 대기업·중소기업간 ‘양극화’와 ‘불공정 거래’를 해소해야 한다. 경기도는 ‘상생의 경제생태계’조성을 위한 첫 걸음으로 전국 광역단체 최초로 공정경제과를 만들었다. 지난 8월 10일에는 경기도 불공정거래 상담센터를 개소하였고 경제민주화 포럼을 개최하기도 했다. 9월 8일에는 경기도와 동반성장위원회와 MOU를 체결하여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성장 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정립해 나갈 것이다. 앞으로 경기도는 중앙정부와 협력하여 건전하고 공정한 시장경제 발전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음.
- 중앙정부에 지방 정부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불공정 거래의 조정 권한을 지방에 이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 메르스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국가적 위기 상황이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 중앙정부 혼자서는 매우 어렵다고 느꼈다. 지방정부와의 유기적 협업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방정부에게 많은 권한이 부여되어야 한다. 대한민국 경제민주화는 중앙정부 공정거래위원회 뿐만 아니라, 경기도를 비롯한 지방정부와 협력하여야만 이루어낼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제한된 권한으로 각종 불공정거래를 조정하는데 한계가 발생한다. 지방자치단체가 분쟁조정의 권한을 가지도록 법률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유통업에서의 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에는 권한의 위임‧위탁에 관한 별도조항을 신설하고,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에는 권한 위임의 범위를 정하는 등 분쟁당사자 즉 대기업과-중소기업, 프랜차이즈 가맹본사 및 대리점이 경기도에 소재한 분쟁에 대해서는 경기도에 조정권한을 위임하는 법률개정을 중앙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 경제민주화가 중요한 이유를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을 통해 거듭 강조했다.
지난 9월 2일과 3일에 있었던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여야 대표 모두 재벌개혁을 이야기했다. 우리나라 대기업 상당수가 순환출자로 총수 일가에게 기업 지배권이 집중되어 있으며, 이러한 지배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경제민주화도 오늘날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본다. 정치권도 대한민국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재벌개혁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중요한 것은 경제민주화가 경제활성화에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라, 서로 공존하고 상생하는 개념이라는 점이다.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가 대기업을 살찌울 것으로 생각하지만 결국에는 공멸하게 될 것이다. 중소기업 역량을 늘리는 것이 대기업 발전의 토양이며, 경제민주화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를 해소하고 동반 성장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시장경제’를 이루어 낼 수 있다.
- 침체된 우리 경제를 되살리는데, 경제민주화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경제민주화는 균등한 경제활동의 장을 만들기 위한 출발점이다. 앞으로 우리나라 시장 경제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Level Playing Field’가 조성되어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합리적 경제시스템으로 경제 주체들이 공정한 규칙에 따라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또한, 시장에서 ‘반칙’하지 않고 ‘페어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경기도형 경제민주화는 ‘동반성장 상생협력 모델’이 될 것이다. 대기업과 지역밀착적인 경제주체(중소기업, 소상공인, 하청업체, 청년, 외국인 근로자 등)와의 불공정 거래를 개선하고 양극화 해소를 위해 주력할 것이다. 경기도의 경제민주화 노력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 ‘일하기 좋은 환경’으로 인식되고 국가 정책에 반영된다면, 우리나라 시장 경제가 지속가능한 성장의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앞으로 경기도는 중앙정부가 현실적으로 하기 어려운 일들을 찾아서 협력하고 직접 실행해 나갈 것이다. 실질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와 협력하면서 ‘반칙’을 잡아내고 ‘페어플레이’를 하는 대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일이나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불공정한 사례, 소상공인의 억울한 일을 하나하나 발굴해서 바로잡을 수 있도록 경기도가 이를 대행하고 불공정 거래 사례를 모아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정 건의하도록 하겠다.
- 이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상당하지 않나. 성장잠재력도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민주화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 될 수 있나.
경제민주화는 우리나라 경제가 봉착한 구조적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주요 해법 중 하나이다.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데, 이들이 공생·공존하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경기도가 일자리 창출에 온 힘을 쏟고 있는데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기도에 중소기업 일자리는 약 10만개 이상이 남아돌고 있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취업하려고 하지 않는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이를 줄이고 국가경제의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경제민주화는 누구나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정당한 활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는 경제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다. 결국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고 균등한 기회와 정당한 보상을 통한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경제민주화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보다 협력적이고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기를 희망한다.
- 흔히 경제민주화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수반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남경필 지사가 추진하는 경제적 약자에 대한 제도나 정책이 있는지.
맞다. 경제민주화를 위해선 사회적 약자에게 경제협력과 활성화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제공과 지원이 필요하다. 사회협력생활임금(주거비·식료품비·교통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노동자에게 최저임금보다 높은 적정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것)인 경기도의 생활임금이 그것으로 2015년 경기도 생활임금은 근로자 평균임금과 경기도 생활물가지수 반영했다. 이는 경기도와 도의회, 경영자와 노동자 등 각계각층의 양보와 합의를 통해 만들어진 연정의 산물이다. 생활임금의 선도적 확산을 위해 조례 개정을 추진하였고, 내년부터는 공공기관까지 수혜 대상자를 확대하여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 기대한다. 이를 통해 수혜자 개인의 소득증대가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로 지역 경제 활성화가 되길 희망한다. 또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경제적 약자 지원을 ‘경제연정’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가장 많은 곳이 바로 경기도인 만큼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모아 대변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이밖에 경기도는 중소기업과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서민금융 프로그램으로 ‘굿모닝론’을 운영하고 있다. ‘굿모닝론’은 무담보 소액 대출을 뜻하는 경기도형 마이크로 크레딧 사업으로 소상공인 등 경제적 약자 지원을 위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대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5년 동안 경영컨설팅 등 지속적 사후관리로 경기도가‘서민금융의 성공모델’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최근 메르스 여파로 영세 소상공인들이 가장 먼저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고, 성장 잠재력이 있음에도 제때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안타깝게 폐업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경기도 ‘굿모닝론’을 통해 자립의지와 열정, 그리고 성공 잠재력이 있는 자영업자 분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를 희망한다. 경기도형 경제민주화가 대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은 물론 사회 모든 구성원이 경제상생협력을 통해 경제활성화를 지속적으로 이뤄나가는 동시에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협력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도록 더 연구하고 노력하겠다. 경제민주화 추진에 적극 동참해주길 바란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