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지난 3일 안 전 대표의 ‘혁신 전당대회’를 거부하고 현 지도체제로 내년 총선을 이끌겠다는 계획을 명확히 발표했다. 문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 제안은 협력하자는 것인데, 전대는 대결하자는 것”이라며 “제안 취지와 달리 총선을 앞둔 사생결단, 분열의 전대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다간 공멸”이라고 전했다. 또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 않고 총선을 준비해나가겠다”고 선언했다.
문 대표의 정면 돌파 선언 이후 당장 당 내 주류-비주류 간 갈등이 지도부에서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두꺼운 외투를 안 전 대표에게 입혀줘야 한다”며 사실상 문 대표의 양보를 촉구했다.
비주류인 주승용 최고위원은 문 대표의 발표에 “당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더 이상 할 말도 없다”면서 이날 최고위에 불참했다.
주 최고위원의 비판에 앞서 오영식 최고위원은 문 대표가 제안한 ‘문안박 연대’(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부)를 비판하며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와 주 최고위원이 참석한 4일 오전 ‘민집모’(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 조찬회동에서는 민집모 소속 의원들의 당무 거부와 사퇴 얘기가 거론됐다.
‘하위 20% 의원 공천 배제’를 위한 당무감사를 거부해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된 유성엽, 황주홍 의원은 징계를 받을 처지기에 그 전에 탈당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돌고 있다.
하지만 아직 비주류 측은 탈당할 명분을 아직 완전히 쌓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문 대표와 대척점에 있는 안 전 대표가 당을 떠나는 초강수를 둔다면 그를 중심으로 한 비주류 의원들의 집단 탈당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