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진 전 사장은 지난 7일 오전 9시 47분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김석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8일 오전 4시쯤 조사를 마치고 검찰청사를 빠져나왔다.
KT&G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은 민영진 전 사장이 연루된 5가지 안팎의 범죄 혐의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영진 전 사장은 사장 재임 시절 KT&G 협력업체로부터 자녀 결혼식 축의금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받는 등 3차례에 걸쳐 총 1억여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검찰은 민영진 전 사장에게 4천만 원이 넘는 스위스 명품 시계를 줬다는 협력업체 관계자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같은 금품거래가 협력업체 지정 유지와 납품 편의 등의 대가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영진 전 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금품수수 등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축의금은 액수가 커 다시 돌려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민영진 전 사장은 지난 2010년 취임 이후 비자금 조성 등 KT&G 각종 비리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그는 KT&G의 충북 청주 연초제조창 부지 매각과 소망화장품 등 계열사 인수·운영 과정에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어 검찰은 민영진 전 사장이 정관계 로비스트와 수사 무마 뒷거래를 한 정황도 포착했다.
검찰조사 결과 민 전 사장은 지난 2013년 부동산개발 사업비리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로비스트 남 아무개 씨((58·구속기소)에게 경찰 수사와 국세청 세무조사를 무마해달라며 청탁하고, 그 대가로 KT&G의 일감 수주를 약속했다.
KT&G는 민영진 전 사장의 청탁 이후 남 씨의 지인이 대표로 있는 건설사에 117억 원 규모의 내장산 연수원 신축공사를 맡겼다.
한편 검찰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민영진 전 사장에게 배임수재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또한 민 전 사장의 후임인 백복인 KT&G 현 사장도 조만간 불러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