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거장 빔 벤더스. 1971년 영화 <페널티 킥을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71)으로 장편 데뷔를 한 그는 칸영화제에서 <파리, 텍사스>(84)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후 <베를린 천사의 시>(87)로 감독상을 받았다. 베를린영화제에서는 <밀리언 달러 호텔>(00)로 은곰상을, 베니스영화제에서는 <사물의 상태>(82)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그를 ‘이 시대의 진정한 거장’이라 부를 수 있는 이유는 그의 작품들에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한 예술적 도전과 끊임없는 탐구, 세상을 향한 고뇌와 생각들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 겨울에는 빔 벤더스 감독의 다양한 작품들이 대한민국 극장가에 찾아온다. 지난 11월 재개봉 후 인기리에 상영되고 있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제작에 참여한 <라스트 탱고>, 7년 만에 극영화 연출을 맡은 <에브리띵 윌 비 파인>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11월 19일 재개봉한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무명이었지만 오로지 음악 하나로 전세계를 휩쓴 쿠바의 전설적 뮤지션들의 기적 같은 스토리를 담아낸 다큐멘터리. 뮤지션이자 음악감독인 라이 쿠더는 잊혀지고 있던 쿠바 음악 대가들을 찾아, 6일간의 녹음으로 음반 한 장을 세상에 내놓는다. 이렇게 탄생한 앨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전세계적으로 8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큰 인기를 끌었고, 나아가 그래미어워드 수상, 빌보드차트 1위 석권, 카네기홀 공연 등을 이뤄내며 숨겨졌던 보석 같은 뮤지션들을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1999년 개봉 후 디지털로 리마스터링 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2015년 11월 재개봉, 많은 이들에게 아름다운 음악과 감동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여기 열정적인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가 한 편 더 있다. 12월 31일 개봉을 앞둔 영화 <라스트 탱고>는 ‘정열의 댄스’ 탱고의 전설적 커플 마리아와 후안의 춤과 인생,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 영화를 연출한 아르헨티나 감독 게르만 크랄은 영화 공부를 위해 1991년 독일로 건너간 후 빔 벤더스 감독과 인연을 맺는다. 공동 연출, 출연, 제작 등 게르만 크랄과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그를 향한 무한한 신뢰를 보내온 빔 벤더스 감독은 그의 최신작 <라스트 탱고>의 제작 또한 맡았다.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탱고 커플, 두 남녀의 화려한 춤의 향연, 감동 스토리가 담긴 <라스트 탱고>는 아티스트의 삶에 주목해 온 빔 벤더스가 선택했다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015년의 끝자락, 12월 31일 개봉하는 영화 <에브리띵 윌 비 파인>은 돌이킬 수 없는 비극적 사고를 경험한 후 운명이 뒤바뀐 이들이 삶의 궤도를 그려낸 작품. <팔레르모 슈팅>(08) 이후 빔 벤더스 감독이 7년 만에 선보이는 극영화라는 점에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이 영화에는 세계적 배우 제임스 프랑코, 레이첼 맥아담스, 샬롯 갱스부르가 출연, 우연한 사고로 운명이 뒤바뀐 이들의 삶을 실감나게 연기해낸다. 또한, <킹스 스피치><이미테이션 게임> 등에 참여한 음악감독 알렉상드르 데스플라의 강렬한 음악이 아름다운 영상 위로 흐르며 영화의 깊이를 더했다. 거장의 압도적 연출력과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 우아한 스코어의 완벽 조화가 빛나는 영화 <에브리띵 윌 비 파인>은 ‘모든 게 괜찮을거야’라는 메시지로 연말연시 따스한 기운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세계 3대 영화제 칸, 베를린, 베니스를 석권한 거장 빔 벤더스는 올 2월 열린 제65회 베를린영화제에서 명예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집행위원장 디터 코슬릭은 다음과 같이 선정 이유를 밝혔다. “장르를 넘어선 다면적인 작품들은 영화인들에게 영감을 준다” 그가 지금껏 남긴 영화는 총 60여편이며, 내년 2016년에는 제임스 맥어보이가 출연하는 영화 <서브머전스>의 촬영이 예정되어 있다. 여전히 뜨거운 열정을 지닌 거장 빔 벤더스가 들려주는 올 겨울 가장 따스한 감동 드라마 <에브리띵 윌 비 파인>이 12월 31일 우리 곁으로 찾아온다.
민지현 온라인 기자 gmrfyd003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