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회장(왼쪽), 신동빈 회장
지난 9일 일본 ㈜롯데는 한국과의 사업협력 강화 차원에서 롯데제과 지분 7.9%(11만 2775주)를 공개 매수하기로 했다. 앞서 ㈜롯데는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이미 롯데제과 지분 2.1%(2만 9365주)를 매수했다. 현재 롯데제과 지분은 신동빈 회장 측(㈜롯데 포함)이 약 11.5%,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측(신격호 총괄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포함)이 13.31%다. 이번 공개매수 규모면 역전이 가능하다.
롯데제과는 롯데칠성과 롯데쇼핑 등의 주요주주다. 롯데쇼핑 지분율은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회장이 각각 13.46%와 13.45%로 비슷하다. 호텔롯데가 8.83%, 롯데제과가 7.86%를 갖고 있다. 이미 호텔롯데를 장악한 신동빈 회장으로서는 롯데제과만 지배하면 롯데쇼핑까지 움켜쥘 수 있다.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의 상장계획도 밝혔다. 현재 일본 ㈜롯데는 신동주 회장이 지배하는 광윤사가 최대주주다. 하지만 과반을 차지하는 L투자회사와 임직원 보유 주식은 신동빈 회장 측에 서있다. 상장으로 신동빈 회장은 광윤사 지분율을 희석시키고, 동시에 우호주주를 영입할 수 있다. ㈜롯데 임직원들은 엄청난 상장차익을 누릴 수 있는 기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호텔롯데가 상장하면 주주인 일본 ㈜롯데의 기업가치가 높아진다. ㈜롯데까지 상장하면 임직원들은 상당한 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신동주 회장 측의 반격이다. 주요 계열사 이사회를 장악한 신동빈 회장에 비해 열세지만, 지배구조 최정점인 광윤사 최대주주로서, 그리고 주요 계열사 대주주로 반격의 여지는 충분하다. 신동주 회장 측에 서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나설 수도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계열사 지분 외에 상당한 자산이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 자금이 동원돼 신동빈 회장 측과 정면승부를 벌일 수도 있다.
투자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동주 회장 측에서 지분매입에 나서면서 동시에 주요 계열사 주주로서 신동빈 회장 측이 계열사를 동원해 지분 매입을 하는 데 법적 제동을 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동주 회장 역시 호텔롯데와 일본의 ㈜롯데가 상장되는 과정에서 주요주주인 광윤사도 엄청난 차익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를 통해 롯데제과나 롯데쇼핑 등 핵심 계열사 지분매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