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나모토 준이치가 일본 축구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 ||
일본을 16강으로 이끈 영웅 이나모토 준이치(22)가 축구의 재미에 눈을 뜬 것은 여섯 살 시절. 그가 유치원에서 볼을 차는 예사롭지 않은 모습을 본 부모의 적극적인 권유가 축구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 당시 유치원 동급생은 “축구공을 집요하게 쫓아가 어떻게든 골대에 공을 넣었다. 투지의 화신으로 우는 소리 한 번 들은 적이 없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싹수가 보였다고 말했다.
우연히 이나모토 준이치의 모교 초등학교를 지나다 기자를 붙잡는 손길에 멈춰 섰다. 교문 앞에서 타코야키(문어 조각을 동그란 빵 속에 넣은 것)를 파는 아주머니였다.
그녀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나모토의 어린 시절 군것질 거리는 단연 ‘타코센’. 타코센은 새우로 얇게 만든 전병을 반으로 잘라 그 사이에 타코야키를 넣은 것. 코흘리개 이나모토는 매일같이 이 타코야키집에 출석도장을 찍었다고 한다. 바지 주머니에서 50엔을 꺼내며 “타코센 하나 주세요”라고 했던 깜찍한 모습이 아직도 눈에 아른거릴 정도라는 것.
▲ 중학 시절 학교문집에 실린 이나모토 일러스트. | ||
하지만 체육시간만 다가오면 이나모토는 두각을 나타냈다. 타고난 날렵한 운동신경으로 1천5백m를 5분 만에 주파하기도 했다.
카와기시씨는 이나모토가 뛴 축구경기가 인상적이었다고 하면서 “골을 넣으려고 기를 쓰기보다는 친구들에게 패스를 해서 기회를 만들어주는 친구”였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가 J리그에 데뷔하기 전인 고등학교 2학년 때 모교문집에 실은 ‘꿈’이란 에세이의 한 구절을 인용하고 싶다. “(전략) 저는 여섯 살부터 축구선수가 되는 것을 목표로 달려왔습니다. 친구들과 여유있게 놀 시간은 엄두도 못 냈죠. 그런 시간 자체가 사치였어요. 저는 꿈을 갖고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중략) 이제 프로 축구선수의 길이 제 앞에 열리려고 합니다. 절대 꿈을 버리지 않을 겁니다.”
이연주 해외정보작가 kin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