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전쟁>은 기후변화를 막아내는 일이 결코 경제 성장과 배치되지 않으며, 그것을 가장 잘 이뤄낼 수 있는 방법 역시 시장 경제의 원리를 이용한 것이라고 말한다.
에너지, 자원, 환경경제학 분야의 전문가인 저자 박호정은 기후변화의 충격은 환경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우리의 미래를 심대하게 바꾸어 놓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미국, 중국, 유럽연합 등 선도국들은 기후변화를 대비한 저탄소 경쟁에 이미 뛰어 들고 있다.
환경 문제가 경제적 동기와 결합되면, 시간이 갈수록 저탄소 경쟁은 가속화될 것이다. 선진국들은 과거 프레온 가스로 인한 오존층 파괴나 대기오염으로 인한 산성비 문제와 같은 환경 이슈를 기술 혁신과 배출권 제도 등으로 극복한 경험을 갖고 있다.
지난 역사에서 볼 수 있듯이 선도국들은 이번에도 후발국에 대해 ‘사다리 걷어차기’식의 규제를 부과하며 자신들의 기술적, 제도적 우위를 누리려 할 것이다.
저자는 우리나라도 저탄소 혁명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며,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탄소 가격’을 시장 경제의 영역에 도입해야 한다고 말한다. 적정한 탄소 가격이 현실화된다면, 탄소 배출 절감을 위한 노력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로 인식될 것이며, 다가오는 탄소 전쟁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탄소 가격의 실현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안으로서 탄소 배출권 거래제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며, 아울러 저탄소 경쟁과 맞물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지각변동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박호정 지음. 미지북스. 정가 1만 5000원.
연규범 기자 ygb@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