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구청장 유덕열)가 전통시장 여성상인의 신체 및 정신건강을 돌보고 방문객에게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는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에 나섰다.
▲ 경동시장 시장탐방단에 참여한 아이들이 상점에서 새우젓을 맛보고 있다.
앞서 구는 경동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전통시장 상인 건강관리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상인 대부분을 차지하는 여성이 지속되는 경기 침체 및 낙후된 시장 환경으로 인해 우울감이 높고 남성보다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구는 상인들과 머리를 맞대고 시장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상인들의 건강도 챙길 수 있는 묘책을 강구했다. 특히 상인들이 기획회의를 주도하면서 그 속에서 걷기 좋은 시장둘레길 조성 및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시장탐방단 등의 사업 아이디어가 현실화됐다.
먼저 걷기운동과 장보기를 접목한 시장둘레길의 경우 상인 대다수가 걸어서 출퇴근하는 지역주민인 점에 착안해 만들어졌다. 상인들은 만보기를 차고 이문동부터 정릉천까지 직접 코스를 다니며 걸음수를 체크했다.
이에 따라 배봉사거리에서 청량리청과물시장을 거치는 7코스(7300보), 경희대삼거리에서 홍릉수목원을 지나는 9코스(4050보) 등 관내 중앙에 자리잡은 경동시장까지 선택해 걸을 수 있는 총 9개의 둘레길 코스가 짜여졌다.
특히 이문동, 장안동 및 제기동 등 시장과 비교적 가까운 동네는 바로 걸어오는 대신 주변의 다른 전통시장이나 홍릉 등 지역 명소를 코스에 포함시켜 걷는 시간을 늘렸다. 이렇게 만들어진 시장둘레길 지도는 (사)열린사회동대문 시민회를 통해 지역 사회에 배부됐다.
학부모와 자녀가 함께 경동시장을 찾는 탐방단도 꾸렸다. 상인들은 경동시장 탐방단에게 판매하는 상품도 직접 소개하고 재미있는 시장 설명도 덧붙인다. 아이들은 새우젓을 직접 맛보고 더덕이나 약초 등 생소한 식품도 살펴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탐방에 참여한 주민은 “가까운 곳에 살면서도 경동시장에서 이렇게 다양한 물건을 파는 줄 미처 몰랐다”면서 “아이와 함께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탐방 프로그램을 주변 사람에게도 적극 추천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 관계자는 “자주 찾아오는 단골을 위해 다 함께 행복한 시장을 만들어가자는 다짐을 새긴 경동시장만의 장바구니도 만들었다”면서 “우리 스스로 친절한 시장 문화를 만들고 질 좋은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키우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시장상인 건강관리사업은 건강한 전통시장을 만드는 동시에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지역 사회와 함께 경동시장을 중심으로 전통시장 살리기 특화사업을 활성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