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모질고도 잔혹한 1년의 시간을 견뎌야 했던 유가족들의 투쟁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나쁜 나라>에 대한 시민들의 자발적 후원이 이어지고 있어 극장가를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
그 시작은 ‘대구 오오극장’으로, 지난 15일 오후 ‘대구 오오극장’ 페이스북에 “<나쁜 나라>를 보신 관객 한 분께서 영화를 보고 난 후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12월17일 목요일 오후 8시 <나쁜 나라> 전석을 구매하시고 55장의 표를 오오극장에 맡기셨다. 아직 <나쁜 나라>를 안 보신 분들이 있다면 꼭 보셨으면 좋겠다며 전석을 구매하신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관객 분의 작은 바람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글이 올라왔으며, 지난 17일 티켓 나눔 당일에는 긴 줄이 생길 정도로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방문하였다. 55개의 좌석이 금새 매진이 되는 바람에 돌아가는 관객들이 생길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다는 후문. 뒤이어, 지난 15일 <나쁜 나라> 공식 페이스북에도 “세월호를 기억하는 ‘독립PD’들이 <#나쁜나라>와 함께합니다! 영화를 보다 많은 관객들과 나누고자 티켓을 후원해주었습니다! 선착순 160명의 관객 분들께 관람기회를 선물하고자 합니다.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한 뜻 깊은 자리에 함께 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 와 화제를 모았다. 이는 ‘독립PD’들이 십시일반으로 극장 한 관을 전석 대관하여 관객들에게 무료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취지에서 진행된 것으로, ‘세월호’에 대한 기억을 잊지 않고 있는 시민들의 열띤 신청으로 매진을 이룰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러한 행렬에 힘입어 부산에서도 익명의 관객이 티켓을 기부하여 훈훈한 풍경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 국도예술관은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오는 12월 19일 (토) 낮 12시 타임의 티켓 40매를 익명의 관객 분이 기부한다고 밝혔으며, “국도에서 일하는 8년 동안 처음 있는 일이라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지 순간 고민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아무리 작은 영화라도 어떤 방식이 되었든 무료로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것이 국도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기에 예매를 한 좌석이기는 하나 불특정다수에게 무료로 보여준다는 것에 순간 멈칫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감사하는 마음이 더 컸고 아픔을 함께하고 싶어하시는 기부자 분의 마음을 관객 분들에게 전하고 싶기에 티켓 나눔 진행합니다”라는 메시지를 통해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러한 티켓 나눔 행렬은 또 한번 이어져 ‘크리스마스 이브’날인 오는 12월 24일 19:30 인디스페이스 티켓 100석을 구입한 익명의 관객이 티켓 나눔을 약속했다. 관객의 연락을 받은 배급사 시네마달은 <나쁜 나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했던 그 약속을 <나쁜 나라> 티켓나눔으로 실천해주시는 분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번엔 ‘세월호’와 함께한다면 더욱 따뜻해질 ‘크리스마스 이브’날 진행됩니다. 익명의 관객 분께서 배급사로 100명의 관객들께 티켓을 나누고 싶다고 연락을 주셨습니다. 감사하다는 말로는 이 마음을 전부 표현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를 통해 익명의 관객에게, 그리고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있는 시민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처럼, 열악한 상영관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마음으로 극장을 찾고 있는 관객들과 꾸준히 함께하고 있는 <나쁜 나라>는 관객들의 티켓 나눔 행렬으로 또 한번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관객수 1만 명을 돌파하며 그 저력을 입증한 만큼, 앞으로의 향방에 관심이 기울어지고 있다.
민지현 온라인 기자 ,gmrfyd003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