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별명은 듣기에도 기분 나쁘지만 선수 생활하는 데도 당사자를 무지 헷갈리게 하는 별명이다. 두 별명의 공통점은 선수가 플레이하면서 불안하고 위축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타석에 들어갈 때 나에게 찬스가 걸려 삼진 먹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고 수비 나가서는 나에게 제발 공이 오지 않기를 바라기도 한다, 투수의 경우에는 상대 타자하고 승부할 생각은 안하고 ‘가자미’눈으로 덕아웃 눈치 보기 바쁘다.
그럴 수밖에 없다. 가끔 실수를 해도 그럴 수 있지 하고 넘어가는 선수가 있는 반면 단 한번 실수에 보따리 싸서 2군으로 직행하는 선수가 있기 때문이다.
후자 경우에는 실력이 향상될 수가 없다. 마치 설탕과자 해먹다가 국자 태워먹고 엄마한테 혼날까봐 전전긍긍하는 어린아이 같은 심정이니 제대로된 플레이가 나오겠는가.
야구는 선수들 실책이나 심판 오심이 없으면 관전할 맛이 안난다고 했다. 또 선수는 경기에서 실수를 하면서 반성도 하고 동료한테 미안한 마음도 들면서 잘난 체도 덜하게 되는 것이다. 선수가 맨날 잘하면 한국에서 야구하겠는가. 메이저리그 가겠다고 설치고 다닐 게 뻔하다.
정작 메이저리그 선수 중에도 공수주를 다 잘하는 선수는 몇 안된다. 그런데 그쪽에 비해서 실력이 처지는 국내선수한테 실수하지 말라고 하면 이병훈한테 한 시즌에 도루 50개 하라는 거나 마찬가지다(참고로 필자는 선수시절 8시즌에 도루를 5개 했다).
선수들은 한두 게임으로 자기 실력을 평가하지 않는다. 그러니 감독들도 실수 한두 번 했다고 내칠 문제가 아니다. 단체 구기 종목은 주전 선수도 중요하지만 백업요원이 부족하면 절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다. 그런데 그 중요한 백업요원을 천상 후보선수로 평가절하시키면 그 선수 나중에 스타된 뒤 ‘팀 성적 나 몰라라, 진루타가 웬말이냐, 나홀로 3할타자 OK!!’이런 선수 된다.
요즘 야구 좀 한다 싶으면 몇억씩 주고 선수를 데려온다. 처음 데려올 때는 꼭 팀을 당장 우승시킬 선수인 것처럼 난리를 치다가 몇 게임 부진하면 기량 미달이다 뭐다 속았다 억울하다 심지어 사기꾼 취급할 때도 있다.
아니 입단 첫해부터 다 잘하면 기존의 선수는 핫바지란 말인가. 1년 동안 잠 못자고 가족과 생이별해 돌아다니면서 재목감을 스카우트해온 팀의 스카우터는 또 뭐란 말인가. 물론 2군에서 기초를 다듬고 경험 쌓는 것도 좋다. 하지만 1군에서 눈으로 경기를 보는 것도 최고의 훈련이 된다.
여유를 갖고 기회를 주면 언젠가는 몸값을 한다. 그리고 군기는 그 팀의 스타 선수한테 잡아야 한다. 백업요원들은 언제나 잡혀 있다. 주축 선수를 잡아놔야 그 해 성적이 좋을 수 있다.
SBS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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