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찰떡공조 자신” 곳곳서 김칫국 벌컥벌컥~
친박 핵심 A 의원. 최근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는 이 의원은 최근 사석에서 20대 국회 자신의 역할론을 설파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요지인즉, 내년 5월 말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현 정부의 정책 전반을 지휘할 원내사령탑이 꼭 필요한데 본인이 현 정부의 정책 이해도도 높은 데다 청와대 기류를 잘 파악하고 있어 적임자라는 것. 이 의원은 친박 핵심부 의원들을 한 명씩 거론하며 자질과 자격 여부를 총평하면서 자기만 한 사람이 없다고 으스대고 있다는 후문이다.
영남의 B 의원은 자기 지역구에 마땅한 도전자가 없어 표정관리에 여념이 없다. 공천을 자신하며 4선이 되면 첫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겠다는 이야기를 이미 수개월 전부터 하고 다닌다. 여당의 주요직을 두루 거친 그는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 내에서의 신임도를 자랑하면서 조기 레임덕을 막아낼 사람은 자신임을 피력하고 있다고 한다. 이 의원은 “내 앞에 똥차들을 다 치웠다. 이젠 내 차례”라고까지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의 C 의원 역시 대선 승리를 위해선 수도권 여론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리며 여러 동료 의원과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 차기 총선, 수도권에서 이기면 그 힘을 이어가야 한다는 취지로, 패할 경우엔 수습 타개를 위해 수도권에선 자신밖에 없다는 논리로 동료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여당 내에 불고 있는 이런 때 이른 차기 원내사령탑 김칫국 바람은 원유철 현 원내대표에 대한 학습효과에 기인한 바가 크다는 지적이 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따뜻한 보수’ ‘중부담-중복지’ 등 자신의 기조와 철학을 제시하다 청와대와 정부로부터 제지받고 물러났다. 유 전 원내대표의 정책위의장 파트너였던 원유철 의원이 그 직을 승계했는데 예상과 달리 청와대와 찰떡공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
여의도 정가는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철저히 자기 철학을 숨겨야 한다. 오로지 청와대가 내준 숙제만 잘 풀면 되기 때문에 선수(選數)만 맞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원 원내대표는 최근 해외 순방 후 박 대통령을 영접한 자리에서 수십 초간 박 대통령이 자신의 손을 놓지 않았던 것을 여러 자리에서 강조하고 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자리는 스펙을 채우려는 다선 의원들에게는 꼭 거쳐야 할 엘리트 코스다. 황우여 전 원내대표는 사회부총리이자 교육부 장관이 됐고, 최경환 전 원내대표는 경제부총리이자 기획재정부 장관이 됐다. 이한구 전 원내대표는 경제 수장 리스트에 상수로 이름이 올라 있다.
문제는 ‘차기’를 자임하는 의원들이 야당에서 인기가 없다는 데 있다. 국회선진화법 탓에 여당 단독 법안이나 현안 처리가 힘들어 어느 때보다 야권의 인기가 중요한 직책이 원내대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되려면 야당 의원들부터 만나야 한다는 말도 있다.
이정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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