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 SK의 서포터스 ‘헤르메스’(위)와 수원 삼성 서포터스 ‘그랑블루’의 응원 모습(아래) | ||
요즘 이 응원가와 구호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바로 ‘국민의 소리’가 된 붉은악마의 월드컵 응원구호와 응원가이다. 이번 월드컵을 맞이해 붉은악마와 함께 ‘대한민국’ ‘필승 코리아’라는 시리즈 광고를 선보인 SK텔레콤의 신창언 차장은 “광고가 온 국민의 공감을 얻어 한국축구를 응원하는 데 일조를 한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런데 붉은악마의 응원으로 알려진 이 구호와 응원가의 ‘원조’는 사실 따로 있다. 바로 부천SK와 수원삼성 축구단의 서포터스인 ‘헤르메스’와 ‘그랑블루’가 그 주인공.
어리둥절하다면 ‘대∼한민국’이라는 구호 대신 ‘수∼원삼성’으로, ‘오∼필승 코리아’를 ‘오∼부천SK’로 바꿔보자. 조금은 낯설지만 이것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이들 프로축구단 팬들이 사용해온 원조 응원메뉴이다.
헤르메스에서 이 응원가를 사용한 것은 지난 97년께부터. 당시 헤르메스가 창단되면서 초기 멤버들이 머리를 맞대고 “순수 우리 창작 응원곡을 만들어보자”는 일념 아래 탄생시킨 것이다. 이들은 선수개인별 응원곡인 ‘콜송’을 포함해 60여 곡의 응원곡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헤르메스의 이희천 회장은 “우리가 5년 넘게 사용해 왔는데 이젠 붉은악마 응원으로 불리니 조금은 허탈하다”며 “그러나 응원하는 마음이야 매한가지일 것”이라며 우리 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수원삼성의 서포터스 ‘그랑블루’ 역시 지난 96년께 이 응원구호를 처음 만들었다. 현재 경희대 교수로 재직중인 윤성임씨가 의견을 낸 것이었다고. ‘그랑블루’와 ‘붉은악마’ 회원으로 동시에 활동중인 김연기씨는 “수원에서만 사용하던 응원구호를 이젠 전 국민이 모두 사용하니 한편으로는 뿌듯하다”며 “지난 폴란드와의 경기 때 경기장의 분위기는 전율이 일어날 정도로 감동적이었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처럼 각 프로축구단에서 쓰이고 있는 응원 메뉴 중에서 귀에 쏙 들어오는 것들만을 골라 붉은악마의 대표응원 메뉴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붉은악마와 함께 온 국민의 뜨거운 응원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김연기씨는 “지금은 월드컵으로 인해 축구열기가 뜨겁지만 월드컵이 끝난 이후에는 어떻게 될지 걱정스럽다”면서 “진정 한국축구를 사랑한다면 프로축구부터 사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