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남일 | ||
해외파 소집의 어려움, 부상 등의 이유로 태극마크를 고사하는 일부 선수들로 인해 발표 직전까지 쿠엘류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머리에서 쥐가 날 정도였는데 쿠엘류 감독은 자신만만한 태도로 데뷔전인 만큼 좋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쿠엘류호 1기생’의 면면을 살펴보면 몇 가지 의문점들이 눈에 띈다. 기대를 모았던 선수가 탈락하고 예상하지 못한 선수가 발탁되는 등 쉽게 이해하지 못할 부분들도 포함돼 있다. 대표팀 관계자와 코칭스태프의 설명을 통해 하나둘씩 그 궁금증을 풀어본다.
박지성을 대표팀 명단에 올렸다 바로 다음날 ‘제외’를 발표한 쿠엘류 감독의 속사정이 무엇일까. 쿠엘류 감독은 20일 저녁 히딩크 감독과 전화 통화를 시도했다. 박지성의 부상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히딩크 감독은 박지성을 보내고 싶지만 게임을 뛸 만한 체력이 안되고 무릎 부상이 의외로 심각하다는 사실을 전했다.
결국 쿠엘류 감독은 박지성을 대표팀에서 제외시킬 것을 알렸고 히딩크 감독도 이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명단을 발표하기 전부터 박지성의 몸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굳이 박지성을 올려놓은 이유는 쿠엘류 감독이 국내 언론의 보도를 크게 믿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후문.
최강희 코치는 “PSV 에인트호벤에서 온 공식적인 레터에 박지성과 이영표는 29일 보내줄 수 있지만 4월16일은 안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면서 “박지성의 체력이 좋지 않다는 내용은 모두 언론에서 나온 얘기라 감독 입장에선 언론의 보도보다 그쪽 구단의 레터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김남일의 합류 여부도 관심을 끌었던 부분. 쿠엘류 감독은 22명의 선수 중 마지막 한 자리를 비워놓고 엑셀시오르측과 접촉을 시도했다. 그러나 김남일이 부상당해 보내줄 수 없다는 엑셀시오르측의 입장을 확인했을 뿐이다.
희소식은 김남일이 터키에 있는 이을용과 통화하며 자신도 콜롬비아전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고, 이을용은 이를 협회 직원에게 알린 순간부터. 대표팀 관계자는 23일 김남일과 직접 전화통화하며 출전 의지를 재확인했다.
▲ 그동안 유독 대표팀에서 부진했던 이동국. 이 번 ‘쿠엘류호’ 승선을 계기로 ‘대표팀 징크스’를 깰 수 있을가. 지난해 9월 남북축구대회 모습. | ||
쿠엘류 감독이 끝까지 김남일을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부상중이라는 선수가 최근 5경기에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는 사실 때문. 하지만 ‘믿었던’ 이을용이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귀국할 수 없다고 통보해옴으로써 ‘해외파 공수작전’은 24일 오전까지 진통에 진통을 거듭했다.
지난 3월5일 경기도 파주 NFC에서 벌어진 청소년대표팀과 프로팀 부천 SK와의 평가전. 쿠엘류 감독은 2골을 성공시킨 정조국보다 최성국한테 유독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최강희 코치의 표현대로라면 ‘홀딱 반했다’고 할 만큼 최성국의 플레이에 감탄했다고 한다. 특히 장신인 상대방 선수와 공중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점프를 통해 헤딩으로 볼을 뺏는 장면은 압권이었다고. 쿠엘류 감독은 최성국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기용할 뜻을 밝혔다고 한다.
상무에서 ‘새출발’하고 있는 이동국의 합류도 눈에 띈다. 쿠엘류 감독은 코칭스태프를 통해 이동국의 단점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었다. 훈련을 게을리 하고 너무 일찍 스포트라이트를 받다보니 축구 외적인 데 많은 관심을 쏟았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지적을 듣고 있던 쿠엘류 감독은 “18세에 프랑스월드컵 대표팀으로 활약하지 않았나. 이 정도의 선수라면 재능은 충분히 검증된 셈이다. 단 여러 가지 지적된 문제점은 앞으로 내가 고치겠다”며 이동국을 두둔했다고 한다.
특히 이동국이 현재 군인의 신분이고 지난 2002년 월드컵을 통해 좌절을 겪었기 때문에 태극마크에 대한 집념이 만만찮다는 사실도 발탁 배경 중 한 가지.
쿠엘류 감독의 ‘1기생’ 선발은 3단계 작업을 거쳤다. 축구협회로부터 받은 55명의 예비 명단 중 36명을 먼저 추렸고 이들 가운데 29명을 뽑은 후 최종적으로 21명을 가려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