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가이 브루나이 대교 조감도(위). 다리 중앙에 157미터 탑이 세워진다. 아래는 대림산업이 건설 중인 공사현장.
이 다리가 건설되면 40㎞를 돌아가던 도로가 607m로 단숨에 짧아집니다. 대교 길이가 607m입니다. 왕복 4차선. 다리 중간의 주탑에는 쉼터 시설이 있어 아름다운 3만여 채의 수상가옥을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이 나라는 작지만 세계 최대의 수상가옥 마을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시아의 베니스’라고 합니다. 앞으로 섬을 잇는 다리 공사 등 많은 건설을 한국기업이 할 예정입니다.
브루나이는 한국과는 깊은 관계로 이어집니다. 84년 영국서 독립한 직후 우리나라와 국교를 맺은 이래 정상회담도 몇 차례 가졌습니다. 이 나라 LNG(액화천연가스)의 95% 이상을 한국과 일본이 수입합니다. 석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한 나라로 가스는 세계에서 4번째로 많습니다. 고속도로를 가다보면 도로 옆에서도 기름을 뽑아내고 있어 부럽기까지 합니다. 이곳 한인들이 처음 시작한 것이 양계업입니다.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나라입니다. 쇠고기는 호주에서 가져옵니다. 브루나이보다 더 큰 농장을 국왕이 소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 한인들은 건설, 무역업, 레스토랑 등 다양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문화예술을 좋아하므로 DVD판매점을 가면 한국 관련 코너가 따로 마련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왕족 중에도 한국인이 있습니다. 왕의 처남 부인이 스튜어디스 출신의 한국여성입니다. 한국산 자동차도 많이 보입니다.
브루나이에는 한국여행객에겐 재밌고 신기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선 브루나이 돈을 같은 환율로 싱가포르에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싱가포르 돈도 같은 환율로 브루나이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교육제도도 선진화된 싱가포르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손님보다 직원이 많다는 7성급 호텔이 여기 있습니다. 엠파이어호텔입니다. 세계에서 딱 2개 있는데, 하나는 두바이의 ‘비즈 알 아랍’입니다.
이 나라엔 없는 게 너무 많습니다. 택시가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국민들의 차량을 정부가 지원해서일까요. 고속도로 요금도, 어딜 가도 요금 내는 데가 거의 없습니다. 주택도 지원해 줍니다. 수상가옥에서 나오라고 해도 안 나갑니다. 그냥 먹고 생활하는 비용만 벌면 되니까요. 학비도 지원해주고 유학을 가도 지원해줍니다. 병원 가서 수술을 해도 1달러만 내면 됩니다. 국민의 90% 이상이 국왕과 로열패밀리들이 소유한 정부기업에서 일합니다. 그러니 국민 대다수가 공무원인 셈입니다. 1인당 GDP가 7년 전 4만 5000달러였습니다.
이 나라는 천연자원과 주요 기간산업을 국왕과 가족들이 거머쥐고 있습니다. 최고 통수권자인 하사날 볼키아 국왕의 개인재산은 공식적인 것만도 200억 달러가 넘습니다. 세계 갑부 명단에 오르내립니다. 그의 나이가 이제 70대에 들어섰고, 영국 생허스트 사관학교를 졸업한 이후 지금까지 국가권력을 잡고 있습니다. 13명의 장관으로 구성된 내각도 국왕과 왕세자의 통치를 받습니다. 왕과 가족들이 정치와 기업경영을 승계하고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부유하고 화려한 국가, 브루나이도 지금은 많은 고민을 하는 시기입니다. 세계의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30년 후면 브루나이의 천연자원이 고갈될 것’이라고 경고하기 때문입니다. 나라가 부유하니 수입 의존도가 너무 높습니다. 앞으로 농업도 자급자족해야 합니다. 산업구조와 기업경영방법도 바뀌어야 합니다. 해외시장도 개척해야 합니다. 그래서 한국과의 협력을 기대하고 많은 교류를 원합니다. 한국은 농업기술, 건설기술, 통신과 에너지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이 나라를 찾는 사람이면 ‘랜드마크’가 될 순가이 브루나이 대교. ‘한국’이 세운 희망의 다리입니다. 이 다리가 브루나이의 미래를 시작하는 ‘다리’가 될 것을 기대하며.
정선교 Mecc 상임고문
필자 프로필 중앙대 문예창작과 졸업, 일요신문, 경향신문 근무, 현 국제언론인클럽 미얀마지회장, 현 미얀마 난민과 빈민아동 지원단체 Mecc 상임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