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장은 최근 상습 마약 투약 혐의에도 법원을 통해 석연찮은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아 양형 ‘봐주기’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런데 이 씨가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자숙을 해야 할 기간에 초호화판 술파티를 벌인 것으로 확인돼 또 다른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상습 마약 투약 혐의에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양형 논란을 일으킨 이상균 사장은 지난 6월 12일과 13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코리아 2015(UMF 2015)에 참가해 VVIP 좌석을 빌려 초호화 파티를 벌인 것으로 <일요신문>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 사장과 함께 UMF 2015를 관람하며 파티를 즐긴 일행 중에는 유명 디제이, 연예인, 유명 블로거, 텐프로 여성 등 16명 정도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유명여성병원 이사장의 아들 A 씨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눈길을 끈다. A 씨 역시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이 사장과 함께 재판을 받은 바 있다.
이 사장 등 일행 16여 명은 단체티까지 맞춰 입고 VVIP 좌석 중 두 번째 단계인 ‘TIER1’ 테이블 두 개를 빌려 파티를 즐겼다고 한다. 8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TIER1 테이블은 하나당 대여비가 880여만 원으로, 좌석비만 1800여만 원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이 사장 일행은 최고급 샴페인 돔 페리뇽 10병이 포함된 720만 원짜리 ‘울트라 볼인 아웃 세트’를 주로 주문해서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UMF 2015 당시 가장 비싼 세트는 100병의 샴페인으로 구성된 ‘울트라 얼티메이트 샴페인 세트’로 무려 6400만 원에 달했다.
이런 정황에 미뤄 이 사장과 A 씨 일행은 UMF 2015에서 친구들과 파티를 즐기며 수천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
문제는 이 시기(6월)가 메르스 감염자와 사망자가 속출하여 낯선 전염병에 대한 불안으로 전국민이 공포에 떨고 있던 때라는 점과, 집유로 풀려난 이유가 ‘반성’이었다는 점에서 적잖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로 이 사장이 UMF 2015 VVIP 좌석에서 초호화 파티를 즐기던 당시는 그가 집행유예로 풀려난 지 4개월여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앞서 지난 2월 필로폰, 코카인, 엑스터시 등 마약을 10여 차례 매매하고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로 기소된 이 사장에 대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하현국)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사실이 지난 9월 뒤늦게 알려져 양형 논란이 일었다.
이 사장은 지난 2011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서울 강남구 클럽과 강원 홍천군 리조트 등에서 수차례 마약을 매매하거나 투약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됐다. 이 기간 동안 이 사장이 손댄 마약은 필로폰, 코카인, 엑스터시, 스파이스, 대마초 등 5종류에 이르며 투약한 횟수는 15차례에 달했다.
재판부의 판결을 두고 양형 ‘봐주기’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혐의에 대해 대법원의 정한 최종 형량 범위는 4년~9년 6월이다. 그런데 재판부는 이 사장에게 이러한 양형에 한참 못 미치는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동종 전과가 없다. 또한 나이, 가족관계, 동기 등 제반 조건을 고려해볼 때 피고인에게 개전의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고 판단된다”며 “양형기준의 하한을 이탈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심지어 검찰과 이 사장 모두 판결에 대해 선고 후 일주일까지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검찰 기소 단계부터 이미 ‘봐주기식’ 재판이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당시 이 사장의 집행유예 선고에 대해 “유전 무죄, 유권 무죄의 전형”이라며 “김 대표의 사위보다 투약 횟수가 훨씬 적은 경우에도 실형이 선고된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런데도 1심은 집행유예를 선고했고 검찰은 항소를 포기했다. 법원과 검찰이 그저 눈을 질끈 감아 버린 것이다. 법원과 검찰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법조계 내부에서도 이 사장의 형량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게 일며 논란이 됐다.
하지만 김무성 대표는 사위(이 사장)의 양형 봐주기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9월 1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 사위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보도를 보고 처음 알았다. 양가 부모가 만나서 혼인을 언약한 과정을 다 거치고 혼인 날짜까지 정해진 상황에서 우리는 전혀 몰랐다. 나중에 재판 끝나고 출소한 지 한 달 정도 된 뒤에 다 알게 됐다”며 “그래서 부모된 마음에 ‘절대 안 된다. 파혼이다’라며 딸을 설득했다. 그런데 딸이 눈물을 흘리며 ‘내가 한 번도 아빠 속 썩인 일이 없지 않느냐. 이번 이 일에 대한 판단을 내게 맡겨 달라. 사랑하는 사람인데 잘못한 거 다 용서하기로 했다’며 결혼을 고집해 어쩔 수 없이 허락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말에 따르면 김 대표가 사위의 상습 마약 투약 전과 사실을 안 것은 지난 3~4월경이다. 또한 그쯤에 김 대표의 차녀 김현경 씨가 파혼을 결정한 김 대표에게 눈물을 흘리며 다시 결혼 허락을 받은 것이 된다.
이렇게 가까스로 결혼 승낙을 다시 받은 상황에서 2~3개월 후 이 씨는 자숙하지 않고 다른 여성들과 초호화 파티를 벌인 것이다. 이 사장과 김 씨 두 사람이 결혼식을 올린 것은 파티 두 달 후인 지난 8월 28일이다. 당시 UMF 2015에 김 씨 역시 함께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사장과 A 씨의 부모 및 친지들은 이러한 초호화 파티 사실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이 사장이 사장직을 맡고 있는 신라개발에서 일하는 한 친척은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집행유예를 받고 근신하던 이 씨가 페스티벌에 참가해 호화 술자리를 벌였다는 것이 가능했겠는가. 아버지 이준용 회장이 그 사실을 알았다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A 씨의 아버지 역시 “나는 모르는 일이다. 그런 초호화 파티에 갔을 리 없다. 그랬다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들은 어쩌다 정치싸움에 끼어들어 피해를 봤다. 현재 아들은 당시의 일을 반성하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범행을 반성하고 있다”는 이유로 집행유예를 받고 실형을 면한 이 사장과 A 씨가 몇 개월 지나지도 않아 초호화판 술파티를 벌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들에게 양형기준보다 한참 못 미치는 선처를 베푼 사법부의 ‘봐주기’ 논란은 다시금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눈물의 자식 사랑을 연출한 김 대표의 대권행보에도 적잖은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이 사장이 구속되기 직전에 착수금 5000만 원을 받고 사건을 수임해 이 사장이 집행유예 선고를 받도록 이끌어 ‘전관예우’ 논란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최교일 전 지검장은 지난 15일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위해 새누리당 예비후보(경북 영주시)에 등록했다. 이에 최 전 지검장이 새누리당 후보로 공천될 경우 김 대표의 ‘특혜 공천’ 논란이 일 가능성도 높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
[박스] ‘클럽광’ 이상균 씨가 갔던 UMF, 대체 어떤 공연이기에? 올 해로 4회를 맞이한 UMF(울트라 뮤직 페스티벌)은 11만 명이라는 역대 최대 관객 수를 동원하며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여름 대한민국을 강타한 메르스 공포에도 그 인기를 증명하듯 성공적 마무리로 호평을 받았다. 사진=UMF 2015 공연. (제공=유씨코리아) UMF는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최정상급 외국 DJ들도 참여하기 때문에 매년 티켓 예매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올해는 EDM의 최고 프로듀서 데이비드 게타(David Guetta)와 스크릴렉스(Skrillex)가 무대에 오르며 그 명성을 실감케 했다. 티켓은 전 해 여름부터 판매가 시작되고 빨리 구매할수록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티켓은 GA(일반), 프리미엄 GA(프리미엄), VVIP로 나뉘며 GA는 10만 원 전후로 구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테이블과 네 종류의 술이 제공되는 VVIP는 300만 원에서 500만 원을 넘나든다. 비록 높은 가격이지만 편한 자리에서 무대를 바라볼 수 있다는 장점에서 VVIP존 티켓팅 또한 경쟁률이 높다. VVIP존은 한국인들보다 외국인들이 많이 사용한다. VVIP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한국인은 보통 연예인과 재벌 N세가 많다고 알려졌다. 이들은 공연장의 수많은 인파와 자신의 유명세 때문에 GA티켓 보다는 값비싼 VVIP티켓을 선호한다. VVIP존은 총 40~60개로 한 테이블 당 6~10명이 착석할 수 있다. 이곳의 술값 또한 그들의 럭셔리한 상류 사회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날 돔 페리뇽 750ml는 140만 원에 판매됐고, 가장 비싼 세트는 100병의 샴페인으로 구성된 ‘울트라 얼티메이트 샴페인 세트’로 무려 6400만 원에 달한다.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