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는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된 서울계성초등학교 교사 A 씨(48)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신 씨는 지난해 4학년 담임교사를 맡으면서 3월부터 9월까지 학부모 2명에게서 상품권 230만 원과 현금 200만 원, 공진단 30만 원 등 금품 46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 조사 결과 학부모들은 A 씨에게 ‘아이가 숙제를 못했다고 혼내지 말아 달라’ ‘상장 수여식에서 차별하지 말아 달라’ ‘생활기록부를 좋게 기재해 달라’ ‘공부 못한다고 공개 망신주지 말고 칭찬해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통상 초등생 자녀를 가진 부모로서 선생님에게 부탁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지 않았다”며 부정한 청탁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학부모들의 청탁 내용은 피고인이 교사 직무권한 범위에서 자녀를 신경 써서 잘 보살펴달라는 취지”이라며 “사회상규에 어긋나거나 위법하게 또는 부당하게 처리해 달라고 부탁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A 씨와 함께 기소된 같은 학교 교사 B 씨(45)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B 씨가 학부모에게 상품권 100만 원, 현금 300만 원을 받았다고 봤지만 재판부는 학부모의 진술이 계속 바뀌어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두 교사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공약인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가 적용된 첫 사례다.
시교육청은 10만 원만 받아도 해임·파면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가 도입된 이후 지난해 11월 이 학교를 상대로 감사를 벌여 두 교사의 촌지 수수 사실을 밝혀낸 뒤 학교측에 파면을 요구하고 고발했다.
현재 학교는 징계 수위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