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17일 렛츠런파크서울 제9경주로 열린 코리안더비 대상경주에서 메니피의 자마 영천에이스가 엑톤파크의 자마 트리플나인을 제치고 우승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먼저 영광의 1위는 메니피(MENIFEE)다. 2012년부터 내리 4연패를 했다. 수득상금은 약 74억 원으로 지난해 82억여 원에 비해 조금 줄었지만 144두의 자마들을 출전시켜 72두가 119승을 거두는 등 최강씨수말의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메니피의 자마들이 한 해 동안 우승한 대상경주는 5개(2위 5회)다.
대표 자마는 코리안더비(GⅠ) 우승마인 영천에이스다. 영천에이스는 장관배에서도 3위를 하는 등 나름 선전했지만 이후 장거리 경주에선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고, 급기야 그랑프리 경주는 출전을 포기했다.
영천에이스에서도 드러난 것처럼 메니피의 약점은 장거리다. 경부대로처럼 강력한 장거리 인자를 보유한 암말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마들은 장거리에서도 잘 뛰어주기도 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대부분 장거리에서 한계를 보였다. 명조교사인 김영관 마방의 퀸즈블레이드도 1800미터 경주까지는 그 어떤 상대도 이겨내곤 했지만 2000미터 고개는 넘지 못했다. 물론 이는 일반경주가 아닌 강자들과의 경주를 분석한 결과다.
메니피는 1996년 5월생이다. 새해엔 만 20세가 된다. 씨수말로 언제까지 활동할지는 모르지만 외국의 경우는 26세까지도 씨수말로 활동한 말이 있고, 새해에 데뷔하는 말들은 2~3년 전에 잉태했기 때문에 계속해서 좋은 활약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2위는 엑톤파크다. 2013년과 2014년 거푸 8위를 차지했던 엑톤파크는 한해동안 눈부신 활약을 했다. 자마들이 90두의 자마들이 출전해 37두가 74승을 합작했고, 대상경주도 3회나 우승했다. 2위가 무려 7회임을 감안하면 정말 놀라운 상승세다. 승률은 13.2%로 메니피와 똑같고, 수득상금도 약 54억으로 20억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3위는 크릭캣이다. 2012년 3월 폐사한 크릭캣은 그 자마들이 아직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최강 암말로 부각되고 있는 장풍파랑이 대표마다. 99두의 자마들 중 43두가 우승을 맛봤고, 이들이 67승을 합작하는 등 38억여 원을 벌어들였다. 경주마로서 활약한 적은 없지만 그 자마들이 혈통적 우수성을 잘 이어받다 최근 몇 년간 순위권 안에 꾸준히 들었을 만큼 씨수말로서 안정적인 활약을 하고 있다. 메니피보다 한 살이 적음에도 일찍 폐사한 것이 아쉬울 뿐이다.
4위는 왕년의 명씨수말 디디미다. 1990년 5월생인데 비교적 이른 나이인 지난 12년에 폐사했다. 컨셉트윈의 퇴조 이후 그 바통을 이어받아 2007~2009년까지 씨수말 순위에서 3년 연속 1위를 했다. 87두의 자마들이 67승을 합작하며 총 34억여 원을 벌어들였다. 거리적성이 짧아서 그런지 모르지만 2015년까지 포함, 연 3년째 대상경주 우승 또는 준우승마가 없다는 게 아쉽다.
대표자마는 베스트가이다. 베스트가이는 11전 5승 2위5회 3위1회의 성적으로 100% 입상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중거리인 1700미터에서도 2위를 하고 최근엔 여유 있는 우승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조부가 2500미터까지도 입상한 적이 있어 장거리 경주도 어느 정도 기대치를 가질 수 있는 말이다.
5위는 비카다. 106두의 자마들이 출전해 이 중 36두가 54승을 합작했고, 총 수득상금은 34억여 원이다. 중거리까지는 잘 뛰어주는 편이지만 메니피와 마찬가지로 장거리는 검증이 꼭 필요한 혈통이다. 얼마 전 그랑프리(2300미터)에서 2위를 한 금포스카이가 대표자마인데, 외조부가 디디미다. 수말 쪽으로 보면 부계와 모계가 모두 거리적성이 짧은 편인데, 장거리까지 잘 뛰는 건 조금 의외다. 조모와 외조모의 장거리 유전인자를 이어받았다고밖에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6위는 피스룰즈다. 2013년까지만 해도 20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말인데, 2014년엔 9위로 껑충 뛰어오르더니 2015년엔 3단계나 더 도약했다. 한국에서 씨수말 데뷔연도가 2009년임을 감안하면 새해엔 더 큰 활약을 기대할 수 있겠다. 72두의 자마들이 출전해 32두가 57승을 합작했다. 총수득상금은 33억여 원. 몇 차례 언급했지만 장거리까지 뛸 수 있는 혈통이고 대표자마는 부경에서 활약 중인 헤바다.
7위는 포리스트캠프다. 2012년 4위, 2013년과 2014년엔 연속 2위를 했던 말인데, 2015년엔 여러 가지 면에서 성적이 떨어졌다. 출전마 숫자가 조금 줄긴 했지만 수득상금이 32억으로 2014년에 비해 10억 가까이 줄었고, 우승횟수나 승률, 복승률까지 모두 예전만 못하다. 2015년 대표마로 오뚝오뚝이라는 신예마를 올렸을 만큼 뚜렷한 하향세다. 오뚝오뚝이는 2013년 2월생으로 브리더스컵에서 비록 첫 고배를 마셨지만 전망은 밝은 편이다. 명장 김영관 조교사의 조련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스피드를 타고났기 때문에 힘이 차는 새해에 진가를 드러낼 말로 꼽히고 있다.
8위는 2013년 2월에 폐사한 피코센트럴이다. 97두의 자마들이 출전했는데, 43두가 68승을 합작했고 수득상금은 31억 원. 대표자마는 대풍년이다. 대풍년은 무려 7연승을 거두며 단숨에 1군에 진출한 말인데, 1군에선 주춤하고 있다. 단거리에서만 활약해온 말이라 시간이 좀더 걸릴 수도 있겠지만 혈통상 거리적응에 대한 전망을 밝은 편이다.
9위는 87두의 자마들이 출전해 56승을 올리며 30억여 원을 벌어들인 볼포니다. 볼포니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2011년 이후 꾸준히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리며 안정적인 성적을 올리고 있는 씨수말이다. 대표자마는 서울경마장 국2군에서 활약 중인 골드홀릭이다. 최근에 대상경주에서 성적을 내주는 명마급이 없어졌다는 것이 가장 아쉬운 점이다.
10위는 엑스플로잇이다. 2011년 메니피의 자마들이 아직 수적으로 열세에 있을 때 리딩사이어에 올랐던 말이다. 그 후로 7위로 밀리더니 2014년에 이어 2015년에도 겨우 10위 턱걸이를 했다. 많은 자마들을 출전시키며 재기를 노렸지만 2015년에도 겨우 현상유지에 그친 셈이다. 114두를 출전시켰고, 43두가 53승을 합작했다. 총 수득상금은 25억여 원. 자마들은 주로 선행형의 질주습성을 가진 말이 많은데 거리적성은 대체로 짧은 편이다. 대표자마는 국2군에서 활약하고 있는 서울 경주마 라이언스타다.
김시용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