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바둑대상 시상식’에서 박정환 9단이 최우수기사상을 차지했다. 사진 = 박정환 기자
바둑인들의 연말 축제인 ‘바둑대상 시상식’은 바둑계 관계자와 프로기사, 각계 귀빈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홍석현 한국기원 총재는 “2015년은 바둑계에 보람 있고 뜻 깊은 한 해였다”며 “70년 한국 현대바둑을 기념하며 세계 최강의 한국 바둑 위상을 더욱 세우겠다”라고 전했다.
시상식은 다채로운 행사로 눈길을 끌었다. 시상식에 앞서 뮤지컬이 공연됐으며 ‘한국현대바둑 70주년 특별영상’이 상영됐다. 특히 오정아, 김미리, 문도원, 최정, 오유진, 송혜령 등 여자 프로기사들은 직접 걸그룹으로 변신해 깜찍한 단체 댄스를 선보여 많은 호응을 이끌어 냈다.
이어 기록부분 시상이 진행됐다. 기록부분 시상은 연 36판 기준으로 다승, 승률, 연승을 합산해 선정됐다. 박정환 9단은 다승(61승 21패), 승률(74.39%), 연승(12연승) 3관왕을 차지했으며, 최철한 9단은 연승(12연승) 부분에서 시상을 받았다. 최철한 9단은 “올해는 바둑 외적으로 건강과 가족의 소중함 등 많은 것을 느낀 해였다”며 “특히 다리가 다쳐서 고전했는데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아니라 ‘아프니까 억울하다’라고 느꼈다”라고 시상 소감을 밝혔다.
2015 바둑대상 시상식에서는 여성 프로기사들의 댄스 무대가 열리는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사진 = 박정환 기자
시상식의 꽃은 단연 최우수기사상(MVP)였다. 이날 최우수기사상은 박정환 9단에게 돌아갔다. 박정환 9단은 바둑 담당 기자로 구성된 선정위원단 투표에서 58%, 네티즌 투표에서 41%의 표를 얻어 합계 52.8%의 득표율로 MVP에 선정됐다.
박정환 9단은 올해 제19회 LG배 우승, 제27회 TV바둑아시아선수권 준우승, 제58기 국수전 우승 등으로 맹활약하며 61승 21패, 승률 74.39%의 성적을 거둔 게 MVP의 원동력이 됐다. 박정환 9단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기분이 너무 좋다”며 “70년 한국 현대바둑 역사를 뒤이어 세계대회 우승을 위해 내년에 더욱 열심히 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여자기사상은 최정 6단이 차지했다. 여류명인전 4연패와 황룡사쌍등배 및 오카게배 한국 우승에 기여한 최정 6단은 3년 연속 여자기사상을 차지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최정 6단은 “포털에 내 이름을 치면 야구선수 최정(SK 와이번스)밖에 안 나와 섭섭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고 말했다.
최우수신인상은 입단 2년차 김명훈 3단에게 돌아갔다. 김명훈 3단은 2015 렛츠런파크배 준우승과 LG배 본선 16강, GS칼텍스배 4강의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시니어기사상은 조훈현 9단이 차지했다.
최우수아마선수상은 박종욱 선수에게, 여자 아마선수상은 2년 연속 전유진 선수에게 돌아갔다. 최우수지부상은 충청북도 바둑협회, 바둑나눔상은 박성균과 백규환 ㈜인코비피에스 대표가 받았다. 공로상 부문에선 ㈜LG와 삼성화재 해상보험주식회사가 공동 선정됐다.
한편 바둑대상 시상은 기존의 기도문화상(棋道文化賞), 프로기사 MVP 등을 통합하여 지난 93년부터 바둑문화상이란 이름으로 연 1회 시행해 왔다. 2003년에는 현재의 이름인 ‘바둑대상’으로 바뀌었으며, 연간 우수한 성적을 거둔 프로, 아마추어 기사 및 바둑의 보급과 발전에 공로가 큰 사람에게 시상을 한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