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국내 축구보다도 해외 축구 중계에서 빈번하게 ‘일’이 터진다. 위성 수신 불량으로 신호를 받지 못해 프로가 중단되는 경우가 대표적 사례다. 더욱이 생방송 중이라면 중계를 스톱시키고 아나운서와 해설자의 애드립을 유도해야 하기 때문에 PD로선 매우 곤혹스럽다. 경기 내용을 다시 체크해야 하는 부담도 크다고 한다. MBC ESPN의 김현정 PD는 “생방송 중에 신호가 안 잡히는 경우가 예상외로 빈번하다”며 “그 사이에 골이 터지거나 선수 교체가 있어도 우리로선 확인할 길이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지난 5월18일 네덜란드의 에인트호벤과 페예노르트전에서도 에인트호벤 케즈만의 슈팅이 골문으로 날아가는 동시에 신호가 꺼져 득점 여부를 확인하느라 진땀을 뺐다고 한다. 게다가 네덜란드 몇 팀은 유니폼에 등 번호가 없어 PD들이 선수를 확인하고 화면에 자막을 띄우는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배급사가 예정된 경기가 아닌 다른 경기를 보내주는 경우도 잦아 PD들이 난감해하고 있다. 실례로 한 방송사 PD에 따르면 챔피언스리그 A조 경기를 준비하면서 ‘스탠 바이’를 기다리고 있는데 B조 경기가 느닷없이 들어와 아나운서와 해설자는 물론 자신도 꿀 먹은 벙어리가 된 채 ‘뜨아∼’를 외쳤다고 한다.
프로그램 녹화를 하지 못해 예정된 중계를 펑크낸 사례도 있다. 녹화 전문(?) 아르바이트생이 새벽 경기를 전반은 생략한 채 후반부터 녹화하는 실수를 저질러 할 수 없이 중계를 취소한 적도 있었다는 것.
아나운서와 해설자가 방송 시간에 늦거나 아예 나타나지 않는 경우 역시 PD들에겐 대형 사고다. 직접 PD가 중계석에 앉는 해프닝도 종종 연출된다. MBC 임주완 아나운서는 “93년 포항에서 열린 프로 축구 중계 때였다. 담당 캐스터인 최창섭 아나운서가 자취를 감춰 신문선 위원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연락이 왔는데 당시 PD가 경기 시간이 점점 다가오자 기지를 발휘, 서울에 있던 내가 전화로 중계방송을 하게끔 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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