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파행 ‘새누리 의장석 점거’ vs ‘더민주 누리과정 전액삭감 고수’
[일요신문]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새해벽두부터 경기도의회 누리과정 예산 삭감 등 광역자치단체 초유의 준예산 사태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를 두고 경기도 연정의 순풍이 교육대란 앞에 준예산 역풍을 맞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남경필 지사가 취임 후 가장 공을 들였던 경기도 연정의 최대 위기설이 대두되고 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성명서를 통해 지난 31일 경기도의회에서 누리과정 예산 삭감문제로 2016년 예산안이 처리되지 못한 것에 대해 “경기도는 기편성된 예산의 일부라도 확보하자고 제안하는 등 오로지 보육대란을 막기 위해 도의회의 합의를 촉구했지만 결국 무산됐다”며, “이유야 어찌됐든 도민 여러분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준예산사태까지 이르게 된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다”고 밝혔다.
이어 남 지사는 “예산안 처리가 무산됨에 따라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니는 도내 35만 명의 아동과 학부모는 물론 많은 도민들까지 피해를 입을 우려가 커졌다”며, “경기도는 준예산사태라는 비정상적 행정 상황 속에서도 도민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하루 빨리 준예산 체제를 끝낼 수 있도록 경기도의회와 협의하겠다. 또 아동과 학부모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누리과정 예산확보에도 노력하겠다”며, 준예산 체제가 신속히 종료될 수 있도록 빠른 시간안에 임시회를 열 것을 당부했다.
28일 오후 경기도의회 2층 도의회 의장실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강득구 도의장이 만나 경기도 누리과정 관련 면담을 하고 있다<사진=경기도청>
한편, 경기도는 경기도의회의 누리과정(만3~5세 무상보육) 예산을 둘러싼 파행으로 20조원 규모의 2016년도 경기도 예산안 처리에 실패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올해 예산안을 누리과정 예산을 한 푼도 반영하지 않은 채 단독 처리하자 새누리당이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해 예산안 처리를 저지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경기도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사상 처음으로 새해 예산안을 ‘준예산’으로 편성했다. 향후 예산안 의결ㆍ확정 때까지 신규 사업 등에 예산을 집행할 수 없게 돼 남경필 지사와 경기도가 임시회 개회를 통한 예산안 처리를 촉구하고 나설 수 밖에 없게 되었다.
하지만 경기도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누리과정 예산은 박근혜 대통령공약사업인 만큼 전액 중앙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 강경한데다 교육부가 지방교육청 등에 누리과정 예산 전액 국비충당을 거부하고 있어 남경필 지사가 도 예산을 우선 지원한 뒤 정부와 정치권을 통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은 현실적인 논란을 해결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연정의 한계를 느꼈을 것이다”며, “이번 준예산 사태로 인해 교육대란을 막기 위한 남 지사의 정치 실험대가 본격화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