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첫 번째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된 시각은 오후 1시 12분(현지시각)쯤. 대형주 중심의 상하이선전300지수(CSI 300)가 장중 5.05% 하락하며 3542.59를 기록했다. 상하이종합지수 역시 같은 시각 4.96% 하락한 3363.52로 떨어져, 두 시장은 15분 동안 거래가 중단됐다.
첫 번째 서킷 브레이커가 풀린 이후에도 CSI 300 지수와 상하이종합지수는 계속 내림세를 보여 1시 34분 각각 7%와 6.9% 급락한 3470.41, 3296.66을 기록하자 두 번째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고 거래는 완전히 중단됐다.
앞서 중국은 지난 1일부터 주식시장의 과도한 변동성 억제를 위해 서킷브레이커를 도입했다. 전 거래일 종가대비 증시가 5% 이상 급등락하면 15분간 거래를 중단한다. 또한 장 마감 15분 전인 오후 2시 45분 이후 5% 급등락하거나 장 중 7%이상 급변할 경우에는 거래를 완전히 중단한다.
그동안 중국 증시는 개별 종목에 대해서는 전일 종가대비 상하 10%로 가격 제한을 두고 있었지만, 증시 전체 변동성에 대해서는 완화 장치가 없었다.
서킷 브레이커 제도 도입 첫 날부터 두 차례나 발동되면서 중국 내외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이날 중국 증시의 폭락은 중국 제조업 경기지표의 부진한 성적이 나오면서 올해 중국 경제의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의 공황 심리가 확산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매체인 <차이신>과 영국 시장정보업체 마킷은 중국의 12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가 48.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예상치인 48.9보다 낮은 수치로, 지난 9월에 이은 최저치다. PMI가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웃돌면 경기 확장을 뜻한다. 그런데 차이신의 제조업PMI는 10개월 연속 50을 넘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국교 단절로 중동발 불안이 확대됐다는 소식에 투자 심리가 크게 악화한 것도 주가 하락에 일조했다.
또한 위안화 평가절하도 증시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기준환율을 달러당 6.5032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지난 2011년 5월 이후 4년 7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의 블랙 먼더이 충격파는 아시아 증시로 번졌다.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7% 떨어진 1918.76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전일대비 3.06% 급락했다. 대만 가권지수도 2.68% 하락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금융시장에서는 지난해 8월의 중국발 ‘블랙 먼데이’ 효과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