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사건들처럼 이별범죄 가해자의 대다수는 남성이지만 여성이 가해자가 되는 사례도 종종 있다. 지난 2010년 3월 울산에 거주하던 이 아무개 씨(여·26)는 전 남자친구 안 아무개 씨(33)에게 이별 통보를 받았다. 동거를 하고 있던 이 씨는 안 씨에게 “마지막으로 하룻밤만 같이 지내자”고 부탁했고 안 씨가 이를 받아들였다. 그렇지만 안 씨가 잠들자 이 씨는 목과 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했지만 미수에 그쳤다. 2013년에도 20대 여성 박 아무개 씨가 전 남자친구를 살해하려 한 사건이 있었다. 전 남자친구는 박 씨의 집에서 이별을 통보한 후 문밖을 나섰다. 이에 분개한 박 씨가 싱크대에서 칼을 꺼내 전 남자친구의 등을 찔렀다. 다행히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당시 “남자친구는 내가 결혼상대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통보한 후 집에 가려 했다”며 “순간 이 사람이 세상에서 없어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진술했다.
최근에는 인터넷 기술을 악용한 이별범죄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쉽게 찾을 수 있는 사례가 ‘리벤지 포르노’다. 리벤지 포르노란 헤어진 연인의 누드사진이나 성관계 동영상 등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것이다. 소라넷 등의 성인사이트에는 이러한 리벤지 포르노를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일부 가해자는 피해자의 얼굴과 신상정보까지 공개한다. 이들은 성인사이트가 아닌 SNS에 리벤지 포르노를 올리기도 한다. 지난해 3월 김 아무개 씨(29)가 전 여자친구와의 성관계 동영상을 SNS에 유포해 경찰에 체포됐다. 2014년 12월에는 이 아무개 씨(25)가 전 여자친구의 상반신 누드사진을 SNS에 게재했다. 이 씨는 전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부모님에게도 사진을 전송하겠다”고 협박했다.
인터넷 이별 범죄는 리벤지 포르노만 있는 게 아니다. 상대방의 계정을 이용한 범죄도 흔히 볼 수 있다. 지난 2014년에는 이별 과정에서 전 여자친구의 쌍둥이 자매에게 앙심을 품은 남성이 쌍둥이 자매의 계정으로 인터넷에 성매매를 한다는 허위 글을 올린 사건도 있었다. 전 여자친구 쌍둥이 자매의 전화번호를 공개한 것은 물론, ‘쌍둥이 자매가 원나잇 상대를 구한다’는 글까지 올렸다. 같은 해 9월에는 대학생 유 아무개 씨(22)가 전 여자친구 김 아무개 씨(21)를 강제 휴학시켰다. 유 씨는 김 씨의 아이디로 대학정보시스템에 접속해 휴학신청을 했다. 유 씨는 김 씨가 다른 남자친구와 사귄다는 소문을 듣고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 당시 유 씨는 새롭게 만나는 남자친구와 같은 강의를 신청했는지 일일이 확인했다.
이별범죄는 헤어진 연인이나 주변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대부분이지만 전혀 무관한 사람이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3월 심 아무개 씨(23)는 사귀던 여자친구가 결별을 선언하자 동정심을 유발하기 위해 고의로 교통사고를 당했다. 달리던 택시에 뛰어들어 전치 12주의 부상을 입은 것. 이후 치료비에 부담을 느낀 심 씨는 보험사에 3200만 원을 요구했지만 경찰조사 끝에 고의사고임이 드러났고 결국 구속됐다. 지난 2008년에는 여자친구와 헤어져 홧김에 방화를 저지른 사건이 있었다. 당시 28세였던 이 아무개 씨는 결별 후 상실감에 괴로워하다가 홧김에 쓰레기에 불을 질렀다. 이후 이 씨는 불을 지르면서 스트레스를 풀었고 주택, 차량 등에까지 무차별적으로 방화를 일삼았다. 이 씨는 1년 동안 약 50차례 방화를 저질렀고 이로 인해 총 3명이 숨졌다. 심지어 2003년에는 전 여자친구의 현재 남자친구와 닮았다는 이유로 아무런 관계도 없는 남성을 살해하는 사건이 있었다. 게다가 가해자 강 아무개 씨는 범행 후 시신을 토막 내고 사진을 찍는 등 엽기적인 행동을 저질렀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