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엄상필)는 박 의원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징역 1년 4개월의 실형을, 증거은닉교사 혐의에 대해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박 의원에게 추징금 2억 7868만 원을 선고하고 안마의자 1개를 몰수할 것을 명령했다.
박 의원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분양대행업체 I사 대표 김 아무개 씨(45)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박 의원은 2011년부터 올해 2월까지 김 씨로부터 현금 2억 7000여만원과 명품시계, 안마의자까지 총 3억 58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또 검찰수사에 대비해 보관하던 일부를 측근 정 아무개 씨(51)를 통해 김 씨에게 되돌려 주거나 정씨의 집에 보관하는 방법으로 증거은닉을 지시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 현금 2억 7000여만원을 받은 것에 대해선 유죄로 판단했으나 명품시계와 안마의자 수수 혐의에 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증거은닉교사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시계와 가방을 김씨에게 돌려준 것은 무죄, 안마의자를 정씨의 집에 보관하게 한 것은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 의원은 김씨가 수사를 위해 시계 등을 돌려받고자 하는 것을 알면서도 돌려줬다”며 “박 의원에게 증거를 숨기려는 의사는 약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정 씨의 집에 보관토록 한 안마의자와 관련해선 “당시 수사 대상이 아니었던 정 씨의 집에 안마의자를 숨길 경우 수사기관은 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며 “정 씨도 증거은닉에 관한 사실을 인정해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의 정치경력과 지위에 비춰볼 때 스스로도 불법성을 명확히 인식하면서 범행에 이르렀다고 보여진다”며 “정치자금법 입법 취지를 방해하고 투명성을 훼손했으며, 정치불신을 가중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날 선고된 형이 확정될 경우 박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하지만 19대 국회의원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5월 29일) 사건이 대법원까지 진행될 경우 임기는 채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