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정림 국회의원
다소 이른 감은 있지만, 19대 국회의 보건복지위 활동을 평가하기 위해 보건복지위 소속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의 인터뷰를 마련했다.
문정림 의원은 보건복지위 법안소위 위원으로, 의사로서의 전문성을 살려 보건복지위에서 가장 성실하게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처음 국회에 입성하고 계속 보건복지위에서 활동했다. 보건복지위는 다른 상임위에 비해 일을 많이 했다는 평가가 많다. 현재까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처리 법안 건수만 놓고 봐도 국토위 745건, 안행위 741건에 이어 604건으로 세 번째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른 상임위보다 생산적이라고 볼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총선을 앞두고 상임위 활동은 사실상 종료해야 하기에 밀린 법안을 처리하는 데 집중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 정기국회 법안소위에서 처리한 법률안을 보니까 무려 289건이나 된다. 특히 11월 17일에서 11월 말일까지는 하루에 수 십 건의 법안을 처리했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법률안을 처리해서 심사를 제대로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는데, 법안 소위나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제대로 심사하고 처리했다고 보는가?
전반적으로 보건복지위는 다른 상임위보다 법안 처리에 더 성실히 임했다. 위원회 파행이 상대적으로 적었고, 다른 상임위가 여야간 대립으로 가동되지 못할 때도 보건복지위는 의사일정을 충실히 이행하려 노력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다루는 이슈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 복지 등 민생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저는 보건복지 법안소위 위원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 민생을 위해, 1주일 할 심사를 2주일하고, 오후 6시까지 할 것을 밤 12시까지 한다 해도, 국민에게 큰 혜택이 간다면 당연히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법안 검토에 임했다. 개정법에 따른 시행령, 시행규칙, 예산 등이 현장에서 어떻게 발효될지, 법안이 유명무실하거나 법안의 효과가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에, 꼼꼼한 검토가 필요했다.
지난 정기국회 법안소위에서도 같은 마음가짐으로 임했으며, 법안 처리 건수가 많았던 것은, 11월에만 9일에 걸쳐, 아침부터 밤까지 법안 심사에 몰두한 결과, 총 289건이라는 적지 않은 법안을 처리할 수 있었다.
처리된 양만 놓고 보면, 법안을 제대로 심사하지 않았느냐는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각각의 법안에 대해 조정 작업을 통해 대안을 만들며, 문제점을 보완하여 심사가 이루어졌기에 비교적 효율적이면서, 사전검토를 통한 법안 심사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 국회에 입성하고 계속 보건복지위에서 활동했다. 상임위에서 활동하면서 ‘이것만은 꼭 고쳐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있다면 얘기해 달라. 보건복지위가 국민들이 원하는 상임위가 되기 위해서 개선되어야 할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3년 8개월 동안 복지위 활동을 하면서 느낀 첫 번째 소회는, 복지분야에 비하여 보건의료에 대한 보건복지위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다. 복지는 국민의 더 나은 삶, 최저생활 유지를 위한 사회안전망인만큼, 저소득계층, 노인, 장애인, 영유아를 위한 복지는 무엇보다 중요하나, 사회취약계층을 포함한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보건의료의 중요성이 그간 복지위에서 간과된 부분이 있다.
저는 19대 국회 초기부터 보건복지위 활동을 하면서 이러한 보건분야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작년 메르스 사태로 인해서 보건의료 분야의 중요성, 특히 감염병을 중심으로 한 보건의료 분야의 중요성이 좀 강조되었으나, 저는 감염병 뿐만 아니라 고혈압, 심장질환, 뇌혈관질환과 같은 비감염성 질환을 포함하는 질병정책과 공공의료, 응급의료 등의 보건의료정책 역시 국민의 생명과 행복을 지키고 사회경제적 부담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상임위 법과 제도, 예산에서 노력해 왔다.
두 번째는, 기초연금이나 기초생활보장법의 심의나 예산반영 등 복지분야에 있어, 여야 정쟁이 종종 있었다는 점이다.
상임위에서 법안을 심사하거나, 정책 및 예산을 검토함에 있어 항상 강조되어야 할 점은 국가가 국민의 생명이나 인권, 복지를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가이다. 법안과 제도의 비용 대비 효과도 중요하고, 각 당의 정치적 입장도 무시할 수는 없으나 국민의 생명에 안전한가,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가의 관점에서 각 쟁점을 바라본다면, 소모적 논쟁을 줄이고 국민을 위한 바람직한 법과 제도를 만드는 데 더 생산적인 상임위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 이번 정기 국회에서 상임위를 통과한 법률안 중 문의원이 발의한 [화장품법 개정안]도 주목할 만하다. ‘동물실험 금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 이 법안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달라.
[화장품법 개정안]은 동물실험을 실시한 화장품이나 동물실험을 실시한 원료를 사용하여 제조하거나 수입한 화장품의 유통.판매 금지와, 국민 안전 및 화장품 산업 발전을 고려하여, 살균 보존제, 색소, 자외선차단제 등 화장품 원료 중 사용상 제한이 필요하거나, 국민보건 상 화장품 원료에 대해 위해평가를 실시해야 하는 경우, 동물대체시험이 마련되지 않은 경우, 화장품 수출국 및 수입국의 법률에 따라 동물실험이 필요한 경우 등의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 예외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이는 생명존중사상의 확산에 따라 최근 전세계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동물실험의 3R원칙(희생되는 동물의 수 최소화(Reduction), 실험조건 개선(Refinement), 대체(Replacement)실험 실시)을 반영한 것이다.
동물실험의 3R원칙을 반영한,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는 세계적인 추세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004년부터, 독일, 이스라엘, 인도 등도 2000년대 들어 동물실험을 금지했고, 중국도 작년부터 자국 내에서 생산되는 화장품 및 화장품 원료에 대해 동물실험을 금지하고 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역시 지난 2004년부터, 화장품 독성시험 및 동물대체시험법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여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 동물대체시험법 11종을 각 회원국이 화장품 심사 시 활용토록 권고하고 있다.
[화장품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우리나라는 동북아에서 첫 번째로 화장품동물실험을 금지한 국가가 되며, 단지 인간의 미를 위해 불필요하게 희생되는 동물의 생명과 권리를 존중하며 인간과 공존하는 동물복지의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3년 동안 시민단체, 식약처, 화장품업계, 동물보호단체 등과 지속적으로 협의하며, 동물보호, 생명존중이라는 이상과 산업계의 현실을 적절하게 조정한 법안이니 만큼 성공적으로 시행될 것이라 믿는다.
- 다음으로 관심이 가는 법안은 연명의료 중단을 법제화한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 개정안]이다. 이번 개정안의 통과 의의에 대해 설명해달라.
일반적으로 ‘웰다잉(Well-Dying)법’, ‘존엄사법’으로 알려져 있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인간답게 죽을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다. 환자 스스로 죽음을 결정하거나 가족이 결정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인간답게 죽을 권리, 품위있게 죽을 권리를 실정법으로 명문화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지난 2009년 대법원이 존엄사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놓았고, 2013년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가 ‘존엄사 합법화’를 결정했는데, 이번 법안은 일련의 사회적 합의 과정의 완결이라 할 수 있다.
- 그리고 GMO(유전자변형식품)표시제 확대를 규정한 [식품위생법 개정안]도 주목할 만하다. 법안 통과의 의의나 향후 과제에 대해 설명해달라.
이번에 상임위를 통과한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사용함량에 관계없이 GMO가 들어간 식품에 대해서는 모두 표시를 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다. 다만, DNA 단백질이 검출되지 않는 경우에는 예외로 하고 있는데, 이는 현실적인 검증이나 사후관리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소비자의 알권리 확대 필요성과 정부의 관리 능력, 식품업계의 현실적인 어려움 등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했다. 향후 식약처에서 관련 고시를 개정할 텐데, 그 과정에서도 이러한 점을 잘 살펴야 한다. 특히 표시제의 강화로 식품업계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이들의 의견을 잘 수렴하여 관련 규정을 정비해야 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질문을 하겠다. 최근 모 언론사에서 비례대표 의원들의 점수를 매겼는데, 새누리당의원들 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어떤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보는가? 좋은 평가를 받은 비결이 있는가?
19대 국회 개원 후, 지난 3년 8개월 간 입법활동, 예결산심의, 대정부견제 등 국회의원의 기본적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고자 최선을 다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입법에 있어서 최선을 다했다. 대표발의 72건 중 42건이 작년 12월 말까지 통과되었다. 원안 및 수정안, 대안을 포함한 가결률이 58.3%로, 19대 국회 전체의원의 평균인 37.7%와 비교하여 월등히 높다. 의원 300명 중 대표발의 법안 대비 가결율은 항상 최상위권이었다. 현재 시점에서도 58%니까 최상위권에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가결률이 높은 이유는, 각 법안 발의 시, 모든 전문자료 및 학계의 의견 조회는 물론, 정부와 의료현장 등 법 시행 및 적용 주체와 긴밀한 조율을 거쳤기 때문이다. 즉시 시행해도 현장에서 갈등이나 혼란이 없는 법안, 현실적 타당성을 갖고 실질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법안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이 점에 대하여 큰 보람을 느낀다.
이와 관련하여, 총 72차례의 토론회와 소규모 간담회 등을 개최했다. 법안 발의 건수와 비슷한 규모이다. 19대 국회 전체 의원 중 가장 많은 토론회 개최 의원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복지위 상임위나 국정감사를 통해, 대정부견제도 충실히 수행하고자 노력했다. 제가 여당 소속이기 때문에 보건복지위나 질병관리본부, 식약처 등 정부부처의 정책과 기조에 무조건 잘했다 할 것이 아니라, 잘못된 부분은 정확히 지적하여 올바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책임있는 자세라 생각했다. 그래서 복지부나 질병관리본부, 식약처 및 산하기관의 잘못된 제도와 예산배정, 현장집행에 대해서 끊임없이 지적해서 야당의원보다 더 무서운 여당의원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예결산 심의와 관련해서는, 보건의료 정책의 내실있는 추진을 위하여, 관련 예산이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했다. 이번 메르스 사태를 통해 아셨겠지만, 보건의료 예산은 R&D, 인프라 구축 인력 확보 등에 필수적이고, 따라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고위험 임산부, 미숙아 및 선천성이상아, 희귀난치성유전자질환자, 암환자 의료비 지원 등 약 400억 원의 복지부 예산과 나트륨저감화 사업 등 약 34억 원의 식약처 예산을 확보하는 등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 이를 위한 바람직한 의료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보건의료 예산 확보에 노력했다.
힘들고 고된 과정이었지만, 이러한 노력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더 두텁게 보호받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노력을 국민께서 알아봐 주신 덕분에, 「3연속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 선정 국정감사 우수의원」 선정 등 의정활동에 관련된 상만 24개 정도 받았다.
모 언론사 평가 결과, 19대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 중 1위, 전체 비례대표 의원 중 2위를 차지한 것도, 이러한 제 노력과 성과에 대한 격려라고 생각한다.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의원으로서 이름을 알리기보다는, 법이나 정책.제도의 개선을 통해서 국민에게 실질적으로 기여하고자 노력했다. 앞으로도 착한법, 착한 정치를 통해 착한세상을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남은 19대 국회는 물론, 20대 국회에서도 의정활동을 성실히 수행하겠다.
◇ 문정림 의원 프로필
△1961년생 △가톨릭의대 및 동 대학원 졸(의학박사/재활의학 전문의) △전)가톨릭의대 재활의학과 교수 △현)제19대 국회의원(새누리당 비례대표) △현)새누리당 원내대변인 △현)새누리당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당정협의체 간사 △전)박근혜 대통령후보 중앙선대위 대변인 △전)대한의사협회 공보이사 겸 대변인
김정훈 기자 ilyo11@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