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지사 식물연정 비난 속 정부는 뒷짐만 지적도
성난 道유치원연합회 회원 200여명 의원들 막고 ‘누리예산 조속 처리’ 농성 벌여
13일 경기도의회 임시회가 취소된 가운데 농성중인 경기도유치원연합회 회원들과 의원들간에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다 @서동철기자 ilyo1003@ilyo.co.kr
[일요신문] 누리과정 예산을 두고 여야의원의 첨예한 대립으로 사상초유의 준예산사태를 맞이한 경기도의회가 새해 임시회를 소집했지만 결국 취소됐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보육대란을 먼저 막고 정부를 설득하자고 중재에 나섰지만 관철되진 않았다. 오히려 야당의원들은 ‘연정코스프레’이자 정부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며 남 지사를 비난하고 있다. 한편, 임시회가 열릴 예정이었던 도의회에는 경기도유치원연합회 회원 200여명이 ‘누리과정 예산 처리’를 주장하며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싸움으로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준예산 상태인 경기도의 고심만 장기화될 전망이다.
당초 경기도의회는 13일 지난해 연말 2016년도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자 임시회를 열고 경기도가 제출한 수정예산안(누리과정 910억원 포함)과 상정된 안건을 처리하려 했다. 하지만 의원총회에서 여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임시회 개회를 취소했다.
임시회가 열릴 예정이었던 도의회로비와 2층에서는 농성 중이던 경기도유치원연합회 회원들이 누리과정 예산을 조속히 처리하라며 의원들의 통행을 막아서면서 경찰력이 투입되기도 했다. 심지어 일부의원들은 의원배지를 빼고 자리를 피하기도 했다.
이날 강득구 의장과 여야 대표가 장시간에 걸쳐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결렬됐다. 도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삭감한 올해 예산안을 새누리당은 경기도가 제출한 2개월치 누리과정 예산이 반영된 수정예산안 상정을 주장하고 있다. 양당 대표는 임시회 날짜를 다시 잡기로 했지만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정부책임론과 보육대란책임 공방으로 준예산 사태 장기화는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지난해 경기도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예산안 상정을 막기위해 새누리당 의원들이 도의회 의장석을 점거하고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광역자치단체 사상초유의 준예산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과 더민주당의원은 누리과정 예산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업으로 정부가 나설 문제지 교육재정여건이 어려운 경기도가 부담해선 안된다며, 누리과정 예산 미반영을,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새누리당의원은 “보육대란 급한 불부터 끄고 경기도가 책임지자”며, 맞서고 있다. 급기야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여야 대표들이 나서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여야 정치권의 중재를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교육부의 예산편성에서 촉발된 누리과정 문제가 여야정치권의 싸움으로 번지는 모습이 안타깝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강조해왔던 연정이 유명무실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