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요즘 프로야구 FA 선수들한테 각 구단에서는 혹시나 해서 물어본다. “얼마 줄까?” 그러면 대부분의 선수는 ‘얄짤없다’. “허벌나게 많이 줘요!” 당연히 구단 사정은 안중에도 없다. 구단도 애초부터 돈 줄 마음은 별로 없었다. ‘그냥 물어봤어’식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선수가 달라는 액수와 구단이 주겠다는 액수 차이가 너무 크다. 또 구단은 몸값의 거품을 빼려고 작심한 상태고 선수 입장은 ‘우리가 무슨 ‘바디 클린저’냐’ 하는 식이다.
사실 양쪽 모두 할 말이 있다. 구단은 ‘지금까지 ‘먹튀’가 너무 많았고 거액을 받을 만큼 활약도 없지 않았느냐’는 거고, 선수는 ‘다른 팀에서 오라는 데 많고 FA자격 획득하는 게 쉬운 일이냐. 그러니 의리 따지지 말고 돈보따리 풀라’는 얘기다. 그래서 전소속 구단과 우선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선수들이 먼저 다른 구단을 기웃거릴 수밖에 없는 거다. 웬만한 야구팬들이라면 다년계약에 수십억을 받을 만한 슈퍼스타가 없다는 건 알고 있다.
지난주 충주성심학교 장애인 야구부에 자신의 이름을 딴 장학금 1천2백만원을 전달한 ‘의리의 사나이’ 송진우. 그는 FA자격을 획득하고도 여러 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소속 구단에 남아서 에이스로 활약하며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면에서 정수근과 유지현은 좀 아쉬움이 남는다. 정수근은 OB에서 성장해 지금 두산의 스타가 됐다. 그는 비교적 관중이 많지 않은 두산에서 관중 동원의 선봉에 섰고, 그의 야구 스타일로 봤을 때 두산이었기 때문에 성공의 확률이 더 높았다고 할 수 있다. 스승인 김인식 전 감독이 퇴임했기 때문에 자기도 떠난다고 했지만 두산 사정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6년간 44억은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최근 2, 3년간 그의 성적을 봤을 때 ‘거품’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파워를 필요로 하는 현대야구에서 정수근의 입지는 점점 좁아질 수도 있다.
유지현도 LG에 남아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 유지현 역시 LG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아직도 다양한 층의 팬을 확보하고 있고 LG와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다. 그렇다면 LG도 유지현에게 은퇴 후 코치 자리를 보장해서라도 잡아야 한다. 그의 스타일은 지도자로서 성공할 타입이다.
요즘 사상 최대의 FA시장이 형성됐다. 무려 13명이 신청을 했다. 그중에는 큰돈을 안 들이고 데려올 선수도 있고 ‘머니게임’을 해서 데려올 선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간에 빨리 계약을 맺어 ‘먹튀’라는 오명을 받지 않도록 운동에 전념해야 할 것이다.
야구해설가
-
박세리 부친 논란으로 소환된 안정환 모친과 손흥민 부친
온라인 기사 ( 2024.06.21 13:47 )
-
"당당히 내 과거 얘기…" 끝내 터진 박세리 '아빠 리스크'의 기원
온라인 기사 ( 2024.06.21 16:54 )
-
신진서 사상 첫 2연패 거머쥘까…제10회 응씨배 프리뷰
온라인 기사 ( 2024.06.25 14: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