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에서 주인공 덕선을 연기한 혜리는 광고계에서 가장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다. 작은 사진들은 CF화면들 캡처.
<응팔>은 출연 배우들에게도, 작품을 기획하고 완성한 제작진에게도, 그리고 방송사에게도 ‘잭팟’에 가까운 행운을 선물했다. 인기와 인지도가 급상했고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 억 원에 이르는 개별 수입까지 선사했다. 이제 ‘응답하라’ 시리즈는 국내 방송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인기 콘텐츠 가운데 하나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케이블채널 드라마로는 처음 20%에 육박하는 시청률 신기록을 세운 <응팔>은 그 성과에 걸맞게 매출 규모 역시 ‘역대급’으로 통한다. 지난해 11월 6일 방송을 시작해 총 20부작으로 지난 16일 막을 내리기까지 이 드라마가 거둔 매출 규모는 최소 200억 원에서 최대 300억 원 사이다. 아직 드라마 종영한지 얼마 되지 않아 구체적인 매출 집계는 어려운 상황. 비록 매출 규모를 세밀하게 따질 수 없지만 어쨌든 역대 ‘응답하라’ 시리즈 가운데 가장 ‘큰 돈’을 벌어들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 광고·VOD 서비스매출 ‘역대급’
<응팔>이 앞서 방송한 <응답하라 1997>과 <응답하라 1994>와 비교해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할 수 있던 배경에는 ‘광고 완판’이 있다. 첫 방송부터 마지막 회까지 드라마 방송 전과 후에 따라붙는 광고가 전부 팔렸고, 방송 중간에 나오는 광고까지 전량 판매됐다. 인기 드라마에서 ‘광고 완판’은 심심치 않게 일어나지만, 케이블채널에서 중간 광고까지 전부 판매되는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광고 판매로만 <응팔>은 약 170억 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사실 <응팔>에는 요즘 드라마에서 빠지지 않는 여러 제품의 PPL(간접광고)이 거의 없었다. 20여 년 전 상황을 그리는 드라마인 만큼 요즘 기업들이 주력하는 상품을 녹여 넣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기 때문. 다만 롯데제과는 1980년대 내놓은 가나초콜릿 등을 지금도 생산하고 있어 <응팔> PPL에 참여할 수 있었다. 결국 PPL로 얻은 매출은 미미한 수준이었다는 의미. 그런데도 광고 판매 매출로 200억 원에 가까운 성과를 거두면서 국내 드라마 업계에 흥미로운 ‘성공 이정표’를 만들게 됐다.
<응팔> 매출을 수직상승하게 만든 품목에서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도 빼놓기 어렵다. tvN은 <응팔>이 매주 VOD서비스를 통해 5억 원씩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까지 VOD서비스로 거둔 매출은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았다. 다만 방송사가 자체 기준으로 산정한 기준에 따라 계산하면, <응팔>은 20부작이 방송된 10주 동안 총 50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여기에 <응팔>에 삽입된 노래들을 모아 발매한 OST 앨범과 각각의 음원에 따른 수익 정산도 아직 남아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OST는 발매하고 3개월 후부터, 음원은 6개월 후부터 매출액을 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응팔>의 총매출액에 포함시키려면 아직 2~4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즉, <응팔>의 매출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 출연 배우들 ‘CF 대박’
왼쪽부터 <응팔> 출연자들이 함께한 포스터, 라미란이 출연한 광고 화면, 고경표·류혜영·박보검이 함께한 광고 화면.
현재 광고계에서 가장 뜨거운 러브콜을 받는 주역은 주인공 덕선을 연기한 혜리다. 드라마 촬영을 마무리하고 촬영을 계획한 CF만 10여 개에 이른다. 이미 걸스데이의 멤버로서 식품과 온라인 쇼핑 등의 브랜드 모델로 활동해온 그는 <응팔> 신드롬에 힘입어 의류부터 제과까지 다양한 제품의 모델까지 섭렵하게 됐다. 이를 통해 혜리가 가져갈 수입도 상당한 전망. 구체적인 몸값은 ‘대외비’지만 단순히 계산해 브랜드마다 1억 원 이상의 모델료를 받는다고 봐도 이미 수십억 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이로써 혜리는 인기 CF모델로 군림하는 수지, 설현에 대적할 만한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다. 광고계 한 관계자는 “최근 광고주들의 선호도를 변화하고 있다. 수지를 모델로 써왔던 브랜드 가운데 다수가 혜리로 모델을 바꾸기도 했다”며 “유행에 가장 민감한 광고계에서 혜리의 스타성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년 배우들 가운데 광고계 러브콜이 가장 많은 이는 라미란이다. 신용카드, 게임 등의 광고 모델로 활동해온 그는 <응팔> 신드롬을 통해 아이스크림, 통신사 등의 모델로 새롭게 발탁됐다. 40대 여배우로서는 이례적으로 현재 6개 브랜드 모델로 활동하는 상황. 기존 ‘CF퀸’ 김남주가 부럽지 않은 활약이다. 특히 라미란은 대중에게 친근하고 친숙한 매력으로 광고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추가로 계약을 논의 중인 브랜드가 있는 만큼 CF모델로서의 활동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리마란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온라인 광고나 극장광고가 주목받는 분위기에서 라미란은 완벽한 캐릭터 해석과 풍부한 애드리브로 대중으로 하여금 광고에 몰입하게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짧게 등장해도 강렬한 존재를 드러내는 만큼 15초에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TV광고의 특성에 가장 부합하는 배우로 인정받는다”고 밝혔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