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구지은 아워홈 부사장.
아워홈은 회장실에서 근무 중인 구지은 부사장이 원래 보직인 구매식재사업본부장으로 돌아가게 됐다고 18일 밝혔다. 구지은 부사장은 범LG가 식품·외식업체 아워홈의 구자학 회장과 이숙희 씨의 막내딸이다. 구자학 회장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3남이고, 이숙희 씨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차녀다.
앞서 구지은 부사장은 지난해 2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지만, 5개월 만에 구매식재사업본부장 자리에서 보직해임된 뒤 회장실로 발령났다. 이는 임직원 등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구자학 회장이 직접 단행한 인사였다.
이에 구지은 부사장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외부인사 영입으로 기존 경영진과 갈등 때문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특히 구지은 부사장이 보직해임이 결정된 지난 7월 자신의 SNS를 통해 “그들의 승리. 평소에 일을 모략질만큼 긴장하고 열심히 했다면, 아워홈이 7년은 앞서 있었을 것. 또다시 12년 퇴보, 경쟁사와의 갭은 상상하기도 싫다” “외부는 인정, 내부는 모략. 변화의 거부는 회사를 망가뜨리고 썩게 만든다. 회사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만 하는 인재들은 일 안하고 하루 종일 정치만 하는 사람들을 이길 수가 없다. 우수한 인재들이여 인내하고 버텨주시기 바란다”는 등의 글을 올려 의혹에 더욱 불을 지폈다.
이번 구지은 부사장의 복귀로 구자학 회장과 구지은 부사장 간 관계도 다시 회복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아워홈 측은 “보직 없이 6개월 이상 이어져 왔기에 원래대로 복귀했을 뿐 다른 의미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구지은 부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인력개발원과 왓슨 와야트 코리아(Watson Wyatt Korea) 수석컨설턴트를 거쳐 지난 2004년 구매물류사업부장으로 아워홈에 입사했다.
입사 후 구지은 부사장은 구매와 물류·글로벌유통·외식 사업 등을 맡아 아워홈의 기반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이에 지난 2004년 5000억 원대였던 아워홈 매출을 지난해 1조 3000억 원까지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자학 회장은 슬하에 1남 3녀를 두고 있지만, 막내딸인 구지은 부사장만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어 차기 경영 승계자로 전망되고 있다.
그럼에도 구지은 부사장이 아워홈 승계구도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형제간 지분 정리가 필요하다. 아워홈은 구 회장의 1남 3녀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장남 구본성 씨가 40.00%, 막내딸 구지은 부사장이 20.01%, 장녀 구미현 씨가 20.00%, 차녀 구명진 씨가 19.99% 등 지분을 보유 중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