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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자들이 일자리를 살펴보고 있다. 오른쪽은 타투이스트가 문신 시술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는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연합뉴스
이어 2015년에도 17개 신직업을 추가적으로 창출했다. 우선 기업재난관리자, 의약품규제과학전문가, 주택임대관리사, 레저선박전문가, 대체투자전문가, 해양플랜트기본설계사, 방재전문가, 미디어콘텐츠크리에이터, 진로체험 코디네이터, 직무능력평가사, 3D프린팅매니저, 상품/공간 스토리텔러, 타투이스트 등 정부가 육성하고자 하는 13가지 직종이 있다. 또한 민간 창출이 기대되는 P2P대출전문가, 의료관광경영상담사, 크루즈 승무원, 테크니컬 커뮤니케이터 등 4가지 직종이 있다. 신직업 대다수가 서비스를 생산, 공급하는 서비스직이다.
일각에서는 두 번에 걸쳐 기존 국내에 없던 61개의 직업이 생겨났지만 애초 의도와는 달리 일부 직업에서 신직업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 효과가 극히 미미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차 신직업 육성 계획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는데 새로운 일자리를 양산하려 해 비난에 직면한 것. 가장 큰 문제점은 직업에 대한 법제화가 되지 않아 실효성이 낮거나 법제화 이후 교육과정과 지원체계가 마련됐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직업과 차별성이 낮고 공급 자체가 적어 취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 직업에 대한 법제화 부족해
신직업이 발표됐을 때 가장 이목이 집중됐던 것 중 하나는 사립탐정으로 불리는 민간조사원이다. 민간조사원이 신직종으로 선정되면서 한국직업사전에 등재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그러나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아 채권추심 이외에는 업무가 극히 제한돼 있는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민간조사원이 되기를 포기하고 신용정보회사에 입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신용정보회사에서 채권추심업무를 맡고 있는 손명국 씨(52)는 “오랫동안 꿈꿨던 탐정으로 활약하고 싶어 사무실을 낼까 고민도 했다. 하지만 신용보호법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돼 있어 그나마 조사 폭이 넓은 신용정보회사에 취업할 수밖에 없었다”며 “의뢰인의 상담을 통해 은닉재산을 추적하기도 하고 채무자 집 앞에서 뻗치기를 하며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도 했다. 하루빨리 탐정법이 도입돼 셜록 홈즈 같은 탐정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외국에서는 민간조사원 대신 사립탐정이란 직업이 합법화돼 경찰에 버금가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 법제화 이후 취업 이뤄지지 않거나 계약직 채용에 불과
주거복지사는 임대주택 현황을 점검하고 취약계층 상담을 통한 주거환경 개선 및 주거 복지 정보, 서비스를 연계제공해주는 업무를 맡게 된다. 주거복지사 국가자격과 국가공인 민간자격을 신설했기 때문에 교육이 가능하며 주거복지사의 지자체, LH 등 관련 기관 배치를 위해 주거법도 지난 2014년에 개정된 상태다. 현재 주거복지사 자격증 합격자는 110명이지만 취업 현황은 알려지지 않았으며 지자체와 LH에서 채용 계획은 전혀 없는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으로 주거복지사의 활용도는 지금의 사회복지사처럼 높아질 것으로 보이나 채용에 있어서는 계약직이나 시간제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사회복지사 처우가 열악해 처우개선이 시급한 가운데 주거복지사와 같은 신직업에 주어진 과제로 보여진다.
산림치유지도사는 산림청에서 육성·지원하기로 한 신직업으로 경관·향기 등 자연의 다양한 요소를 활용하여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 증진 또는 각종 질병 치유프로그램을 개발·보급 및 지도하는 직업이다. 힐링과 산림치유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전문적인 인력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생겨난 것. 산림치유지도사 자격증 합격자수는 자격증 제도가 시작된 2013년 36명에서 3년 사이 5배로 증가했지만 고용된 인원은 15명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이들은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하는 계약직이다. 이에 대해 산림청 관계자는 “2020년까지 전국적으로 채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다만 국가에서는 정규직 채용이 어려워 민간사업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 기존에 있던 직업과 차별성 없어
새로운 직업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기존 직업과의 차별성은 미미한 실정이다. 생활코치는 취업에서부터 결혼, 노후까지 전반적인 생활에 대해 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이다. 한국코치협회에서 교육과정과 시험을 거쳐 분야에 따라 전문코치로 활동할 수 있다. 한국코치협회 관계자는 “생활코치는 외국에서는 보편화된 직업이지만 한국에는 안 알려져 기존 강사들이 생활코치를 겸해서 컨설팅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새로운 직업이 정착되려면 4~5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새롭게 직업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국고용정보원 박사들과 현장전문가가 기존 직업을 세분화, 전문화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종숙 숙명여대 취업개발경력원장은 “기업 내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고 사회가 변하고 라이프스타일이 변하는 가운데 서비스직을 창출하는 것은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으로 보여 바람직하다”며 “그러나 실제적으로 어떻게 관리를 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영지 기자 yjchoi@ilyo.co.kr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