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강 노박 조코비치와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출처=
정현은 국내뿐 아니라 국제 테니스계에서도 이른바 라이징 스타가 됐다. 이는 이번 시합을 앞둔 조코비치가 직접 표한 평가기도 하다. 아시아는 국제 테니스계에 있어서 불모지와 다름 없다. 테니스계 역사를 통틀어 그랜드슬램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었던 동양인은 마이클 창이 유일이다. 창은 중국계 미국인으로 1989년 프랑스오픈에서 만 17세의 나이로 우승하며 당시 테니스계의 신성으로 떠오른 바 있다. 마이클 창은 숱한 명승부를 남기며, 통산전적 662승이란 금자탑을 썼다. 사실상 니시코리 게이가 등장하기 전까지 메이저급에 속했던 유일무이한 동양인 선수였다.
마이클 창은 비록 미국적자이긴 하지만 동양의 테니스 유망주들에게 표상과 같은 존재였다. 무엇보다 창은 전형적인 동양인 체형의 소유자였다. 175cm의 작은 신체조건이지만, 이러한 약점을 극복하고 끈질긴 카운터펀처로 피트 샘프라스, 안드레 아가시 등 세계 강호들을 괴롭혔다. 유난히 그의 경기가 명승부로 기억되는 이유기도 하다. 무엇보다 동양인이었기에 받았던 홀대를 극복한 창은 강한 멘탈의 소유자기도 했다.
이후 아시아계 선수 중 두각을 나타냈던 대표적 인물은 태국의 영웅 파라돈 스리차판이다. 스리차판은 마이클 창 이후 가장 높은 랭킹에 올랐던 아시아 선수였다. 2003년 당시 스리차판은 세계랭킹 9위까지 올랐다. ATP단식 우승 5회. 준우승 6회, 마스터즈시리즈 4강에 세 번 오른 그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서 주목받던 탑 랭커로 기억되고 있다.
현재 정현이 아시아계 선수 중 롤모델로 삼을 만한 선수는 단연 일본의 탑랭커 니시코리 게이(28)다. 게이는 선배 마이클 창의 제자기도 하며 ‘일본에서도 세계 탑랭커를 배출해보자’는 소니의 프로젝트 하에 철저하게 계획된 선수기도 하다. 게이는 2016년 1월 현재 세계랭킹 7위에 올라있다. 이는 스승 창이후 동양인 중 최고의 순위에 해당한다.
게이는 투어대회에서 다비드 페레르, 라파엘 나달, 로저 페더러 등 월드스타들을 이긴 바 있으며 지난해 US오픈에서 준우승까지 기록한 세계적 선수다. 앞서의 창과 마찬가지로 게이는 테니스 선수로서 비교적 작은 180cm의 신장에 77kg의 외소한 체형의 소유자다. 그 역시 이러한 단점을 견고하고 끈질긴 플레이고 극복하고 있는 경우다.
이제 막 스물에 접어든 정현은 과연 이러한 동양의 도전자들을 넘어 세계 탑랭커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