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의원은 2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분열된 야권을 통합하고 우리 모두 승리하기 위해서 잠시 당을 떠난다”며 “나그네의 절박한 심정으로 야권 통합의 대장정을 시작하겠다”고 탈당 선언을 했다.
박 의원은 이어 “김대중 대통령이 창당한 당을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이 떠난다”며 “민심에 맞서는 정치는 옳지도 않고, 결코 성공할 수도 없다. 저는 민심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분열하면 패배하고 통합단결하면 승리한다는 김대중 정신과 함께 하는 전국의 동지들을 위해 저부터 시작하겠다”며 “야권 통합에 의한 총선승리,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기 위해 혈혈단신(孑孑單身) 절해고도(絶海孤島)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다시 만나 결국 승리할 것을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의원은 이날 탈당에 앞서 전남 도의원, 목포 시의원 등과 함께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고 김대중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만났다.
박 의원은 기자회견을 끝낸 후 기자들을 만나 “눈물이 나서 김 전 대통령에게 용서를 빌었고, 이희호 여사를 찾아 저간의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보고드렸다”고 밝혔다.
이희호 여사는 박 의원의 말을 듣고 “합해야 합니다. 꼭 합하세요”라며 “정권교체를 위해 더 노력하세요”라고 답했다고 박 의원이 전했다.
당내 호남권 비주류의 좌장격이자 3선 중진인 박 의원(전남 목포)은 김대중 대통령 대변인, 문화관광부 장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