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천 신임 회장과 이용훈 전임 회장
이임하는 제4대 이용훈 회장의 공로를 기리고 취임하는 5대 이종천 회장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이낙연 전남도지사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 전병헌 의원,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과 국민의당 문병호 의원, 국민회의 전남도당 창당대회와 일정이 겹쳐 참석하지 못한 천정배 의원을 대신해 천정배 의원의 부인인 서의숙 여사, 신민당의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 새누리당의 정옥임 전의원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이용훈 4대 회장은 “재임기간 동안 단합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향우회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향우회의 발전을 위해 변함없는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이임 인사를 전했다.
신임 이종천 5대 회장은 취임사에서 “총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보니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지만 향우분들이 계시기에 향우분들을 믿고 향우분들과 의논해 가면서 향우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총회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향우회 여러분들도 고향도 사랑하고 살고 계시는 지역의 발전에도 한 몫을 해내는 멋진 호남인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12월 30일 전국호남향우회 총연합회 임원들의 집단 탈당으로 곤혹을 치루기도 했던 더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제일 먼저 축사를 했다.
향우회의 비우호적인 분위기를 의식한 탓인지 문재인 대표는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고, 문재인 대표에 대한 박수 소리도 크지 않았으며, 축사 중간에 곳곳에서 “물러가라‘,”우~“하는 야유소리가 산별적으로 터져나오기도 했다.
문재인 대표는 축사에서 “우리당이 그동안 실망을 많이 안겨드린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우리당은 호남의 변함없는 지지에 보답하지 못했다. 번번이 사업에 실패하고서도 끊임없이 사업자금을 요구하는 큰아들이 바로 우리당이었다“면서 ”항상 죄송하고, 항상 감사하다“고 말하며 떠나간 ‘호남 민심’을 붙잡기 위한 사과의 말을 여러 번 전하기도 했다.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는 호남의 3개 시도를 제외한 13개 광역시도 호남향우회연합회의 연합체로 출향 호남향우 1,100만명이 회원이며, 서울에만 740개의 조직이 있는 등 전국에 1천 400여개의 하부 조직을 산하에 두고 있어 실질적으로 호남향우회라 표방하는 조직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영향력이 센 조직이다.
전국에 산재하고 있는 호남향우회를 크게 살펴보면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와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중앙회’ 로 두 단체가 양분되어 있으나, 조직력과 활동력 등에서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가 월등한 상황이다.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의 시초는 지난 2000년 9월 전국 시ㆍ군 향우회장 30명이 ‘전국호남향우회연합회’를 결성하고 최초로 전국단체를 표방했지만, 하부 조직이 빈약했던 관계로 별다른 활동 없이 사실상 소멸되어 버렸다.
그러던 중, 2006년 당시 한나라당 이효선 광명시장의 “전라도 놈들은 이래서 욕을 먹는다”는 호남 비하 발언에 전국의 호남인들이 분노하며 들고 일어난 사건이 다시 전국조직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광명시 체육관 광장에 5000여명의 호남인들이 집결하여 이 시장 퇴진 집회를 진행했으며, 이 때 결집한 세력이 전국 조직 건설의 밑바탕이 되어 2006년 12월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를 발족하고 당시 재경 광주전남향우회 회장인 임향순 세무사를 총재로 추대했다.
그러나, 순조롭게 출발했던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가 출범 1년여 만에 임향순 회장의 이명박 대통령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 등 정치 행보를 둘러싸고 내부에서 비판 여론이 거세지는 등 심한 내홍을 겪은 끝에 당시 유상두 서울시연합회장을 중심으로 시.도 향우회 회장단들이 반기를 들고 나와 2009년 12월 임향순 총재의 연임을 저지하고 비상대책위를 구성해 2010년 3월 유상두 회장을 총회장으로 추대했다.
이에 임향순 총재 측은 유상두 회장의 총회장 추대는 불법이며, 법통은 자신에게 있다며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중앙회로 명칭을 변경하며, 두 개의 단체로 나눠지게 되었다.
다음은 행사에 참석한 향우회원들의 호남 민심을 알아보기 위해 서울 서초구 호남향우회장인 조순형 전 서울시의원(70)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조순형 호남향우회 서초구회장은 전남 함평 출신으로 야당의 볼모지인 서초구에서 4번의 선거에 출마해 3번 낙선하고 1995년 야당으로 서울시의원에 당선되었던 이력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 조순형 서울 서초구 호남향우회장
- 호남향우회의 야권분열에 대한 분위기는 어떤가?
문재인 대표의 책임이 제일 크다. 문재인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하고 친노패권주의를 청산했다면 이런 최악의 상황은 연출되지 않았을 것이다.
- 호남인들은 왜 친노패권주의에 분노하는가?
친노 세력들은 김대중 대통령을 만든 호남인들을 지역주의세력, 구태세력으로 매도하고 자신들만이 깨끗한 개혁세력인양 행세하며 야권의 권력을 움켜쥐고 호남인들을 이용하고 있다.
호남인들도 친노 세력에게 빌붙으면 떡고물을 나눠주고 어용(범친노) 호남인들을 방패삼아 선거 때만 되면 호남과 운명공동체라고 표 달라고 하고 있다. 그러면서 친노패권주의에 굴복하지 않는 유력한 호남정치인들은 당 밖으로 쫓아내는 행태를 계속해오고 있다.
뇌물도 한명숙이 받으면 깨끗한 돈이고 정치적 탄압이라고 우기고, 호남정치인이 혐의를 받으면 더러운 비리 정치인이라고 하는 것이 친노 세력이다.
서울지역만 보더라도 호남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어 야권이 승리할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인 금천, 관악갑, 관악을, 은평갑 등의 지역위원장은 호남출신 인사들은 하나도 없고 모조리 친노 성향의 영남인사들이 다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야권이 유리한 지역은 모두 친노 세력이 장악하고 호남 출신 정치인들은 호남인들이 가장 적게 살고 야권에게 사지라 할 수 있는 강남, 서초, 송파 등에 선심 쓰듯 공천을 주는 것이 바로 친노패권주의세력이다.
- 더민주당이 호남 출신인 김종인 전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고 친노패권주의를 청산하겠다고 했는데?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고향만 호남 태생이지, 국보위 출신으로 호남정서와 맞는 인물이 아니다. 결국 허수아비 역할을 할 것이고, 문재인 대표의 호위무사들에 의해 당이 운영될 것이다.
- 호남인들은 어떤 정치세력을 원하는 가?
호남인들은 화끈한 것을 좋아한다. 어정쩡한 중도니, 중도보수니 하며 색깔이 분명치 않은 정치세력을 좋아하지 않는다. 안철수 신당에 대해 호남인들이 기대가 컸지만, 어정쩡한 중도노선에 대해 실망하고 있다. 그렇지만 친노 세력에 대한 반감이 워낙 크기 때문에 결국에는 신당으로 표를 몰아줄 것이다. 정동영, 천정배, 박주선 등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세력과 안철수 세력이 함께해 통합신당을 만든다면 야당 교체에 대한 호남의 민심이 폭발할 것이다.
호남인들은 강한 야당을 좋아한다. 현재 박근혜 정부의 호남차별인사가 도를 넘어섰고, 반면에 영남편중인사는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제대로 싸워지도 못하는 어리버리한 더민주당을 호남인들이 더 이상 지지해줄 아무런 이유가 없다.
맨 날 2번만 찍던 사람이 이번에는 3번을 찍자고 하는 분위기가 이미 대세를 형성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