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홍걸 씨, 문재인 더민주 대표
[일요신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대표가 고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걸 씨를 영입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향후 동교동계와의 관계 회복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 24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대표가 고 김대중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씨를 영입했다. 김홍걸 씨는 이날 오전 더민주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더민주는 당명을 바꿔도 김대중 정신과 노무현 정신이 합쳐진 60년 야당의 정통본류다. 어려움을 겪는 더민주를 위해 저라도 나서야겠다고 각오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더 이상 아버지의 이름을 호남 분열과 갈등의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분열의 수단으로 아버지의 이름을 말하지 말라. 그 분이 하늘에서 눈물을 흘릴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미 더민주 내에서 동교동계가 대거 이탈한 상황에서 이 같은 김홍걸 씨의 발언은 그가 앞으로 더민주 내에서 동교동계를 결집시키는 역할을 맡았음을 짐작케 한다. 하지만 동교동 내에서 친노계에 대한 불신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어져 온데다 동교동계를 이끌어온 권노갑 고문과 동교동계를 대표하는 박지원 의원이 당을 떠난 상황에 이 같은 노력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동교동계 측은 2003년 친노계의 대북송금특검과 친노계 정당인 열린우리당 창당 등의 굴곡을 겪으면서 친노로부터 소외돼 왔다는 불만이 있어왔다. 특히 문재인 당대표 선거 때 박지원 의원과 다소 소원했던 동교동계가 모두 박지원 의원을 전폭 지지하며 관계를 다시 회복했을 정도로 문 대표에 대한 불신이 깊다.
문 대표가 꺼내든 ‘김홍걸 카드’ 또한 지난 대선 당시 한 번 사용한 적이 있다. 지난 2012년 11월 김홍걸 씨는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 선대위에서 국민통합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하지만 이후 친노계 측은 김홍걸 씨에게 당내 역할을 맡기지 않으면서 그의 존재감은 사라졌다. 한 동교동계 인사에 따르면 김홍걸 씨는 19대 총선 출마를 지인들에게 문의하는 등 정치에 열망을 보여왔지만 당내 정치 입문에 실패한 셈이다.
한편 지난 12일 동교동계 수장격인 권노갑 고문은 더민주를 탈당했다. 그는 “60여년 정치인생 처음으로 몸담았던 당을 떠나려고 한다”며 “연이은 선거 패배에도 책임질 줄 모르는 정당, 정권교체 희망과 믿음을 주지 못한 정당으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당 지도부의 꽉 막힌 폐쇄된 운영방식과 배타성은 이른바 ‘친노 패권’이란 말로 구겨진 지 오래되었다. 이제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주성연 기자 joofeel@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