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M의 영화·드라마 히트작들. 왼쪽부터 <국제시장> <베테랑> <응답하라 1988> <히말라야> 포스터.
CJE&M은 이달 초 배우 전지현의 소속사 문화창고를 인수했다. 동시에 한류드라마 <상속자들> 등을 기획하고 만든 제작사 화앤담픽쳐스 인수도 진행하고 있다. 두 회사에는 국내 드라마를 대표하는 박지은, 김은숙 작가가 각각 소속됐다. 한류의 원천이 드라마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두 작가가 소속된 회사들은 국내 기업은 물론 중국 다수의 기업으로부터도 인수 제안을 받아왔고, 고심 끝에 결국 CJ E&M의 손을 잡았다.
CJ E&M은 이달 7일 공시를 내고 문화창고와 화앤담픽쳐스의 지분을 각각 30% 보유한 사실을 알렸다. 동시에 잔여 지분 인수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두 회사에 대한 CJ E&M의 투자액은 총 650억 원이다. 지분 인수가 마무리되면 두 회사는 CJ E&M 소속 계열사로 편입된다. 국내 드라마는 물론 중국 한류를 만들어낸 주역으로 통하는 양대 작가를 자사 소속으로 두게 되는 셈이다.
# 영화·음반 업계에서 이미 ‘큰 손’…드라마로 영역 확장
CJ E&M은 이미 영화계에서는 경쟁자를 찾을 수 없는 ‘큰손’으로 통한다. CJ엔터테인먼트는 한국영화에 가장 많은 돈을 쏟아 붓는 투자배급사로, 최근 1년 사이에만 <국제시장>을 비롯해 <베테랑> <히말라야> 등의 히트작을 연달아 내놓았다. 자사 계열사인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CJ CGV 역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상영관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영화시장 장악력이 그만큼 절대적이라는 의미다.
동시에 음악 사업에서 차지하는 영향력도 결코 적지 않다. 그룹 SG워너비와 로이킴 손호영 등의 가수를 자사 소속으로 두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박재범과 사이먼도미닉 등 힙합 가수들이 소속된 레이블 AOMG까지 인수했다.
왼쪽부터 박지은 작가, 김은숙 작가, 임수정
박지은 작가는 2014년 방송한 <별에서 온 그대>로, 김은숙 작가는 2013년 방송한 <상속자들>을 통해 중국에서 한류의 인기를 다시 만들어낸 핵심 주역이다. 두 작가가 소속된 회사의 지분을 인수함에 따라 CJ E&M는 향후 이들이 집필하는 새 드라마들의 제작 및 판권, 방영권 등을 가장 먼저 확보하는 유리한 위치에 오른다.
이와 더불어 CJ E&M은 최근 1~2년 사이 자사 채널 tvN을 통해 방송한 드라마의 성공으로 상당한 자신감을 얻었다. 최근 막을 내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은 물론 앞서 성공한 <오 나의 귀신님>, <나인> 등의 작품이 단순한 인기를 넘어 신드롬을 만들면서 상당한 인프라와 노하우를 축적했기 때문이다. 이제 CJ E&M에는 박지은, 김은숙 같은 실력파 작가들까지 합류해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긍정적인 토대도 마련했다는 평가다.
# 공격적인 행보…지상파 넘는다
현재 CJ E&M은 지상파 채널 부럽지 않은 파급력을 갖췄다. 이미 고현정, 김혜수 등 톱스타들이 CJ E&M이 제작하는 드라마부터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사실이 그 증거다. 스타 캐스팅이 드라마 제작의 첫 걸음이란 점에서 CJ E&M는 국내 방송사 가운데 단연 첫 손에 꼽을 만하다.
물론 CJ E&M는 이런 선호도에만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톱스타들을 자사 소속으로 두는 계획까지 세운 것. 대기업다운 발상이자,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행보다. 이런 분위기 속에 가장 먼저 배우 임수정이 CJ E&M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전속계약을 논의하고 있는 또 다른 톱스타도 여러 명으로 알려졌다. CJ E&M은 이르면 2월 초 별도의 매니지먼트 전문회사를 설립해 그 산하로 이들 스타들을 모을 계획이다. 영화와 드라마 음악의 기획 제작은 물론 이들 콘텐츠에서 활약할 만한 배우와 가수까지 소속으로 두고 관리하겠다는 ‘일원화’ 전략이다.
이제 CJ E&M이 보여줄 파괴력에 시선이 쏠린다. 업계의 기대는 CJ E&M에 집약된 인력들이 국내를 넘어 중국 시장에서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둘지에 모아지고 있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