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북도 국회의원들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당을 지키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윤덕, 김성주, 이춘석, 최규성, 김춘진, 이상직, 박민수, 전정희, 강동원 의원. 연합뉴스
# 전주 완산갑 돌아온 유종근-지방의원 출신들의 ‘맞대결’
전주 완산갑 지역은 오래된 구도심으로 전주의 정치적 위상에 따라 다양한 인물들을 배출한 지역이다. 직전 선거인 19대 때에는 신인인 김윤덕 의원(50)이 현역인 신건 의원(무소속)을 누르고 당선돼 ‘민심은 물길처럼 흐른다’는 명제를 여실히 드러냈다.
현역 김윤덕 의원은 전북대 출신으로 시민운동에 몸을 담았다가 도의원으로 정치에 뛰어든 인물이다. 2006년 제8대 도의원으로 의정활동을 익힌 뒤 김완주 전 지사 재임 당시에 전라북도 경제통상진흥원장을 역임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 앞서 실시된 당내 경선에서 중앙당이 전략공천을 했던 후보를 누르고 공천권을 따내 저력을 과시했다.
김 의원에 맞서는 대항마로는 김광수 현 전북도의회 의장(57)이 우선 거론된다. 지역구 토박이로 전북대를 졸업한 그는 1998년 전주시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한 뒤 9대 도의원을 거쳐 지난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해 전북도의장에 올랐다. 이후 전국균형발전지방의회협의회 회장을 맡으면서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면서 이번 20대 총선에 나설 것임을 공언해 왔었다.
여기에 유종근 전 전북지사의 움직임도 감지된다. 유 전 지사는 올해 초 사단법인 한국경제사회연구원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경제학자로서의 자신의 경륜을 통해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유승희 현 더민주 최고위원의 시숙(媤叔)이기도 한 유 전 지사의 정치적 재기 모색에는 주변의 요청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지사는 최근 자신의 경제론과 국가적 비전을 담은 신간을 출간해 이르면 이달 중에 전주에서 출판기념회를 할 예정이다.
새누리당에서는 최범서 한국공항공사 비상임이사(59)가 지역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당 일각에서는 전희재 전 전북도 행정부지사의 출마에도 무게를 두고 있으나 확정되지는 않았다. 여기에 예비후보자 등록에 이범석 전 헤럴드종합뉴스 편집부장(46)이 무소속으로 처음 이름을 올렸다. 19대에서 경쟁을 벌였던 유희태 전 기업은행 부행장은 완주로 방향을 선회했고, 14대부터 이곳에서 4선 의원을 지낸 장영달 전 의원은 남원으로 주소를 옮겼다.
# 전주 완산을 이상직-장세환-정운천 건곤일척의 ‘대혈투’
이상직 의원, 장세환 전 의원, 정운천 전 장관
다른 이유로 전주 완산을 선거구는 20대 총선의 축소판으로도 회자된다. 다양한 경쟁력을 갖춘 여러 당의 후보들이 권토중래, 건곤일척을 벌이는 치열한 혈투의 현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전주완산을 선거구의 현역은 이상직 더민주 의원(52)이다. 이 의원은 19대 국회 전반에 걸쳐 경제민주화와 중소상인, 중소기업들을 위한 정책과 법안들을 꾸준히 챙겨왔다. 한때 김완주 전 전북도지사(69)의 출마가 예측됐으나 최근 측근을 통해 “출마할 뜻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함에 따라 현역인 이 의원을 상대로 새로운 인물들이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찌감치 ‘전북희망연대’를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장세환 전 의원(62)이 우선 활발하게 움직인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혁신을 위해 불출마를 선언했던 장 전 의원은 ‘천정배 신당’으로 분류되고 있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당내 경선에서 이상직 의원과 치열한 경합을 벌인 최형재 더민주 정책위원회 부의장(52)도 최근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새누리당의 정운천 전 장관(61)은 최근 출판기념회를 열고 지지세를 과시하는 한편, 총선승리하여 전북발전의 ‘쌍발통’이 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정 전 장관은 2010년 도지사 선거 18.2%, 19대 총선 35.8%라는 만만찮은 득표력을 과시하며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최인규 전북노동복지센터 이사장(60)과 2010년에 서울 성북구청장에 출마했던 엄윤상 변호사, 조형철 전 도의원(51)도 출마를 준비 중이다. 또 김호서 전 전북도의회 의장(51), 김경민 전 연청 전국의장(61) 등이 의지를 다지고 있어 관심이 쏠려 있다.
# 전주 덕진 정동영 출마시 3각 진검승부 주목
정동영 전 장관, 김성주 의원
덕진구는 정 전 장관이 2000년 새천년민주당, 2009년 무소속으로 당선된 곳으로 정치적 고향이다. 최근 정 전 장관의 행보에 대해 전북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덕진구 유권자들의 민심이 정 전 장관을 예전처럼 받아들여 줄지는 미지수다. 그래서 부담도 만만치 않다. 정 전 장관이 덕진구에서 여의도 입성에 실패할 경우 간신히 되살린 정치생명의 촛불이 완전히 꺼질 수도 있다.
더구나 현역인 김 의원이 초선이긴 하나 정 전 장관이 쉽게 볼 상대는 아니다. 전주고와 서울대 국사학과 동문인 이 두 사람이 내년 총선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에 대해서는 지역에서도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북한 전문가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의 움직임도 주목을 끈다. 김 교수가 국민의당 후보로 전북 덕진 선거구 출마가 유력해지면서 정동영 전 장관의 출마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덕진 선거구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김 교수는 지난 18대 국회의원 전주 덕진 재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무소속 정동영 전 장관에게 패한 바 있다.
정치권은 총선 초반 덕진 선거구는 국민의당이 김 교수를 공천자로 일찌감치 내정함에 따라 현역인 김성주 의원, 새누리당 박철곤 전 국무조정실장(63) 등 3자대결 양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후보로 나선 박철곤 전 실장은 현재 총선 출마에 대해 고사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에서는 내심 기대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정의당에서는 방용승 전 통합진보당 도당위원장(50)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경옥 전 안전행정부 제2차관(56)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 소속의 양현섭 민주평통자문위원(52)과 더민주당 소속의 성은순 금성장례식장 회장(47)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