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한 목소리로 “일부 시도 교육감이 보육대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하자 그는 “누리과정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만큼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오히려 정부가 목적 예비비 등을 운운하며 시도 교육감을 압박하고 있다”고 반격했다.
나아가 이 교육감은 25일 자신이 직접 긴급기자회견을 자청해 대통령과 정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최근 교육부 및 일부 언론기관에서 누리과정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시도 교육청의 책임으로 떠넘기려는 행위는 중단되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한 “누리과정 예산편성으로 인해 재정 파탄 위기에 있는 시도 교육청의 재정위기상황을 직시해야 한다”며 “대통령 공약사업인 누리과정 문제 해결에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경기도교육청의 재정악화를 예산운영과 관리능력 부족으로 돌리는 것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이 거짓보고를 받고 있다. 대통령이 속고 있는 것이다”며 발언의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2016년 보조금이 1조 8000억 원 늘었으나 이 액수는 2013년 교부금과 같은 수준으로 물가상승, 인건비상승, 신설학교증대 등을 고려해보면 터무니없는 이야기란 게 이 교육감의 입장이다.
특히 학교 신설은 국가 및 지자체 등의 무분별하고 비계획적인 도·시·군 관리계획에 그 원인이 있으며 기간제 교사 관련도 교육부가 이미 ‘보정지수’ 폐지를 밝힌 것처럼 산정에 문제가 있는 것을 도교육청의 인력 운용 잘못인 것처럼 삼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교부금법을 고쳐서 누리과정에 쓰겠다고 한 것은 헌법상 교육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교육 사업에 쓰게 되어 있는 법을 고쳐서 쓰겠다는 대통령의 말씀은 의무교육까지도 포기하겠다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과 유일호 경제부총리 등 정부는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시도교육청과 해당 교육감들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며 강공을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박 대통령은 25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누리과정을 편성하는 시도교육청에만 목적예비비 300억 원을 배분하겠다”고 압박했다. 유일호 부총리도 26일 서울의 한 유치원을 방문해 “교육청들이 의무지출경비인 누리과정은 편성하지 않으면서 법적 근거도 없는 교육감 공약사업에 1조 6000억 원을 전액 편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날선 공방에 여야 정치권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여당은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교육감은 ‘정치 교육감’”이라고 맹비난하고 있는 반면 야당은 “대통령이 한 공약을 지방교육청에 떠넘기지 말라”고 맞서고 있다.
정작 2월 보육대란이 현실화되는 시점에서 진정성 있는 합의가 성사될지 불투명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만 커지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