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캡처.
[일요신문] 이방원은 여전히 악의 존재였던 홍인방의 악령을 간직하고 있다. 이미 홍인방을 처단한지 오래 됐지만, 이방원의 약점을 알고있는 홍인방의 말들은 그의 마음 속에 남아 여전히 그가 망설일 때마다 그를 괴롭혔다.
지난 1일 방영된 SBS<육룡이 나르샤> 35회에서는 이방원(유아인 분)과 정몽주(김의성 분)의 선죽교 비극이 시작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유생 조말생의 도움으로 겨우 아버지 이성계와 목숨을 구한 이방원은 정몽주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정몽주가 정도전(김명민 분)을 제거할 계획을 세우고 이성계를 몰아내자 새로운 나라를 세우고자 하는 그들의 목표에 위기의식을 느낀 것이다.
이방원은 정몽주를 처단해야하는지 고민에 빠진다. 이때 이방원에게 죽은 홍인방(전노민 분)의 목소리가 들린다. 권력을 위해 변절했던 홍인방은 이방원이 어린 시절 그의 스승으로 그를 궁지에 몰아넣은 적이 많았다.
특히 홍인방은 죽기 전 이방원에게 “너는 무력한 것을 견디지 못할 것이다”라며 이방원의 마음 속에 있는 약점을 여실히 드러내며 이방원에게 내재된 일종의 ‘악’을 상징하는 인물로 그려졌다. 그러한 홍인방은 죽고 나서도 이방원이 흔들릴 때마다 나타났다.
이날 방송에서도 홍인방은 이방원이 정몽주 처단에 대해 고민하자 이방원에게 속삭였다. 홍인방은 “왜 고민하나. 고려를 끊어버리는 자가 조선을 여는 자가 되는 것이다. 포은을 죽인 뒤 자신의 입지가 줄어들면 어떻게 하지 세상에 외면받을까봐 망설이는 것은 아닌가”라며 이방원의 본심을 꿰뚫어봤다.
괴로워하던 이방원은 정인인 분이를 만났고 분이는 “포은 대감을 죽이려는 것이냐. 포은은 장군님에게 소중한 분이고 그일이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소중한 사람과 싸우기 위해 이를 악물고 있다. 나는 도련님 편이다”라며 용기를 심어준다.
결국 이방원은 “포은을 죽이겠다”고 말하며 포은 암살을 계획했다.
이후 이방원은 철퇴를 들고 무사들과 정몽주를 만나러 가는 장면이 그려져 시청자들의 긴장감을 자극했다.
주성연 기자 joofeel@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