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메르스가 국내에 상륙한 뒤 총 186명이 감염됐고 이 중 38명이 숨졌다. 사진은 서울대병원 의심환자 격리센터. 일요신문DB
# 지카 바이러스 증상은 무엇?
보통 감염 후 2일에서 7일 사이에 증상이 나타나고 최대 잠복기는 2주다. 주요 증상으로는 발진, 발열, 눈충혈, 관절통 등이 있고 이 외에 근육통, 두통, 안구통, 구토가 동반될 수 있다. 그러나 조사결과 환자 중 80%의 증상은 경미하거나 아예 감염 사실을 모르고 지나갔다.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증상이 중증으로 가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사망사례 역시 보고된 바 없다. 다만 중·남미 등 바이러스 유행 지역에서 모기에 물렸다면 감염을 의심해야한다. 또한 모기에 물리지 않더라도 유사한 증상이 발생하면 질본에 신고해야한다.
# 지카 바이러스 감염시 치료법은?
관련 백신 개발은 앞으로 10년 정도 걸린다. 따라서 관련 치료약과 예방접종은 현재 없다. 또한 지카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증상이 경미해 관련 치료제 개발 동기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만약 치료제가 나온다면 임신부의 신경학적 반응에 따른 후유증을 치료하는 약이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다면 국립보건연구원에서 검사를 진행한다. 확진을 받으면 환자에게 충분한 휴식을 취하게 하고 수분을 섭취하게 한다. 증상이 오래가는 경우에는 진통제와 해열제를 이용해 치료한다. 다만 뎅기열이 발생했을 경우는 아스피린을 사용하지 않는다. 뎅기열에 아스피린을 사용하면 출혈과 같은 부작용이 동반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태아에게 소두증을 유발하나?
아직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의 직접적인 관계는 증명되지 않았다. 다만 최근 브라질에서 소두증 신생아 출산이 급증했다는 보고가 있어 이에 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WHO 역시 상당한 관련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의 감염경로는 모기에 의한 감염과 성관계에 의한 감염이다. 그러나 최근 임산부가 태아에게로 감염시킬 수 있다는 보고도 나왔다. 임산부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소두증의 아이를 출산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인과관계의 확실한 증거는 없고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주장일 뿐이다. 또한 감염 가능성이 있을 뿐이지 무조건적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든 임산부가 소두증 아이를 출산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언론에서 지카 바이러스를 ‘소두증 바이러스’라고 표현하는데 이는 잘못됐다. 질본은 지속적으로 해외 환자발생 현황 및 소두증 관련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관련 정보는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다.
# 지카 바이러스의 잠복기간은 얼마나 되나?
연구에 따르면 감염 후 2일에서 7일 사이에 증상이 발생하고 감염 2주 후에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만약 바이러스 유행국가 방문 2주 후에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지카 바이러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감염 후 한 달이 지나면 완치상태라고 봐도 좋다. 완치가 됐다면 타인에게 전파 가능성도 없다. 모든 바이러스는 완치 후 다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 기간이 지나면 헌혈도 가능하며 아이를 출산하더라도 아이에게 아무 영향이 없다. 다만 영국 보건부는 감염 후 6개월 동안은 성관계시 콘돔을 사용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지카바이러스를 매개하는 숲모기
# 성관계 통한 감염 가능성은?
지카 바이러스의 감염경로는 대부분 모기를 통한 접촉이다. 전 세계적으로 성관계를 통한 바이러스 전파 사례는 단 두 건뿐이다. 그러나 이 사례도 부부가 같이 감염이 된 경우인데 이것이 모기를 매개로 한 감염인지 성관계를 매개로 한 감염인지도 확실치 않다. 성관계에 의한 전파 근거는 정액을 통해 지카 바이러스가 분출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례 자체가 워낙 부족해 좀 더 많은 사례가 있어야 성관계에 의한 감염을 확신할 수 있다. 보건당국은 모든 상황을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성관계에 의한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일 뿐 실제로 대부분 감염은 모기를 통한다고 보면 된다. 성관계 외에도 수혈에 의한 전파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아직까지 해당 사례는 없다. 그러나 생물화학적으로 봤을 때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 모기를 통한 감염이 감염자의 혈액을 흡혈해 타인에게 전파하는 방식이므로 수혈 역시 유사한 상황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카 바이러스뿐 아니라 모든 바이러스는 수혈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 국내에는 환자는 확실히 없는가?
질본은 지난 1일부터 지카 바이러스 의심환자 검사에 들어갔다. 7명의 의심환자가 검사를 받으러 왔는데 7명 전원 음성판정이 나왔다. 의심환자의 기준은 최근 지카 바이러스 발생 지역 방문자 중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 환자다. 물론 지카 바이러스 자체의 증상이 약해서 국내에 누군가 걸렸지만 모르고 지나갔을 수도 있다. 따라서 모든 사람을 상대로 검사하지 않는 한 국내 환자가 없다고 확신 할 수는 없다. 다만 확실한 건 국내 전파사례는 아직 보고된 바가 없다. 또한 해외에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로 입국하더라도 현재는 겨울이라 모기가 없어서 전파 가능성이 극히 낮다. 하지만 모기 시즌이 되면 국내에 지카 바이러스가 유행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 국내 모기 통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은?
지카 바이러스를 매개하는 모기는 숲모기 계열이다. 가장 매개성이 강한 모기는 이집트 숲모기인데 이집트 숲모기는 국내에 서식하지 않는다. 다만 국내에 서식하는 흰줄숲모기는 지카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과 하와이 등을 살펴보면 흰줄숲모기를 통해 뎅기열에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지카 바이러스와 뎅기열은 같은 플라비 바이러스 계열로 모기에 의해 감염된다. 증상 역시 비슷해서 전문가들은 국내에 지카 바이러스가 유행한다면 흰줄숲모기를 통해 감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한다. 그러나 감염자가 나타나더라도 국내에 토착화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국내의 경우 모기 성충이 겨울철에 모두 소멸돼 알로만 월동하기 때문이다. 다만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모기의 생태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니 지속적인 감시는 필요하다. 낮은 확률이지만 선박이나 항공기를 통해 해외 모기가 국내로 들어올 수도 있다. 따라서 상황이 악화되면 국내에 들어오는 선박과 항공기에 대한 방제와 소독을 실시하게 된다. 다만 아직까지 특별한 상황이 없어서 방역을 진행하지는 않았다.
최근 2개월 이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발생 국가. 사진출처=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 환자에 대한 국가의 지원은?
아직 국내에 환자가 발생하지 않아서 그런지 구체적인 국가 지원책은 나온 게 없다. 정부에서 별도로 치료비를 지원하지도 않는다. 다만 감염병 경보단계가 높아지면 이에 따른 대응이 이뤄진다. 감염병 경보단계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4단계로 나뉜다. 현재 지카 바이러스는 관심단계다. 만약 국내에 환자가 발생하면 경보단계를 격상할 계획이다. 단계별로 사안이 높아지면 국가 차원에서 대응하는 수준도 높아질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준비하는 단계라서 지켜보고 철저히 검사를 하는 것 위주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국내 신생아 1만 명당 1.5명 소두증 “지카와 무관”...임신부 지카 발생 국가 여행 자제를 지난 2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장은 지카바이러스 위기평가회의 후 브리핑에서 “브라질에서 신고된 신생아 소두증인 경우에 한 4000건 정도가 보고되고 있다. 이 가운데 500건에 대한 역학조사가 진행됐으며 230건 정도가 지카 바이러스 감염과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국내 소두증 환자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공식 통계가 없을 만큼 드문 질병이다. 건강보험공단 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최근 5년 간 소두증 진료 환자 수는 426명, 414명, 439명, 587명, 510명으로 꾸준히 존재했다. 신생아로 볼 수 있는 영세 환자는 연 평균 70명을 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두증에 걸린 신생아는 연평균 1만 명 당 1.5명 정도로 추산할 수 있다. 다만 기존 국내 소두증 환자는 지카 바이러스와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두증에 대해 호산산부인과 백수진 원장은 “임신 기간 중 몇 가지 위험 요소가 있다. 풍진이나 톡소플라즈마증, 거대세포바이러스, 수두증, 염색체 이상이나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또한 알코올이나 마약 등 독성 화학 물질에 노출된 경우 등이다”라며 “소두증은 바이러스 등 여러 가지 원인 때문에 생기는 증상이지 질병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소두증이 있다 하더라도 발육 장애나 지체 장애를 동반하지 않은 경미한 질병일 때도 있다. 인터넷에 있는 사진들은 심각한 경우다”면서 “하지만 국내 기존 환자들은 대부분 심각한 정도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정밀 초음파 검사를 꼼꼼히 하는 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백 원장은 “임신 중기에 초음파로 태아가 주수에 맞게 자라는지를 머리 둘레 등 세분화된 검사를 통해 확인한다. 출산 후에도 24시간 뒤 신생아의 머리 둘레를 잰다. 비정상적으로 두개골이 작다면 CT나 MRI로 검사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백 원장은 “임산부가 2개월 이내에 문제가 되는 국가의 여행을 자제하고 꼭 가야 하는 경우엔 의료진과 상담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해당 국가에 다녀온 남성들은 최소 한 달 동안 헌혈하지 말고 성관계시 피임을 하라는 공고도 떴다”라고 권고했다.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