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6만 6000명에 이어 2차 15만 명의 성매매자 리스트가 공개되자 성매매 유경험 남성 연예인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은 1차에 공개된 리스트.
기본적으로 정보 에이전시 업체 ‘라이언 앤 폭스’가 단독 입수해서 공개한 성매매 리스트에는 연예인 관련 성매수 정보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리스트에는 성매수자들의 특징이 기록돼 있다. 경찰이나 기자, 전문직 종사자 등 직업 관련 정보도 포함돼 있다. 직업 등 구체적인 정보가 없을지라도 외모와 행동, 차량 등 성매수자의 특이 사항이 다양하게 기록돼 있다. 행여 성매수자가 연예인이었을 경우 해당 정보 역시 기록돼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지만 22만 명의 성매수자 정보가 담긴 성매매 리스트에 연예인 관련 언급은 전혀 없다. 성매매 리스트의 작성 방식을 놓고 볼 때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이 성매수자였을 경우 이에 대한 기록이 없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렇지만 이는 해당 리스트를 직접 본 이들의 분석일 뿐이다. 막연히 그런 리스트가 있다는 내용을 접한 상황에선 일부 성매매 경험이 있는 연예인들도 ‘행여나 내 정보도 담겨 있는 게 아닐까’라는 걱정을 하게 된다. 이로 인해 연예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해당 리스트를 입수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 연예기획사 임원의 이야기다.
“행여 연예인이 이런 방식으로 성매매를 할까 싶지만 사실 그런 사례가 많을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이 인터넷이나 모바일 채팅을 통한 조건 만남 방식이라고 들었다. 소위 말하는 업소를 통한 성매매는 뒷말이 나돌 수 있다고 걱정하는 일부 연예인들이 일반인 여성과의 일대일 만남이 안전하다고 생각해 채팅을 통해 성매매를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아니 이런 비율이 더 높을 수도 있다. 사실 과거 성매매 관련 사안으로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도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여성을 만난 경우였다. 안전하다고 여겨 그쪽에 기웃거리다 오히려 힘든 시절을 보낸 셈이다. 이번에도 그 부분이 걱정인 게다. 특히 중견 배우들이 많이 소속된 회사에서 해당 리스트를 구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들었다.”
문제의 성매매 리스트는 작성 프로그램의 성격상 전화번호를 가지고 리스트에 포함돼 있는지를 검색할 수가 있다. 해당 리스트에는 성매수자의 이름은 없기 때문에 전화번호를 통해서만 리스트에 포함돼 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것. 이로 인해 해당 리스트를 확보하지 못해도 몇몇 전화번호가 포함돼 있는지라도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취재 과정에서 이와 관련된 고민을 하고 있는 연예관계자를 여럿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조연급 중견 남자 배우 A가 크게 고민 중이었다. A의 매니저는 요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사실 형님(A)이 그럼 방식의 성매매를 종종 즐겨온 게 사실이다. 내가 대신 채팅을 통해 약속을 잡아주기도 했고 부끄러운 얘기지만 형님 영향에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그런 리스트가 공개됐다고 알려진 뒤 관련 기사를 꼼꼼히 확인해보고 있다. 연예인 관련 얘기는 없어서 괜찮으려니 싶었지만 <일요신문>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거기 기사에 성매매 접선 핫플레이스가 나오는데 거기 언급된 신논현역 A 매장이 어딘지, B 모텔이 어딘지를 알고 있다. 나나 형님 역시 거기서 그렇게 만나 그 모텔에 간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 뒤에 이런 조직적인 뭔가가 벌어지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 못했다. 사실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있다고 해서 사법 처벌까지 받게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기사를 보고 난 괜찮은데 형님은 아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 탓에 그런 리스트에 연루됐다는 사실 자체가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싱글인 A는 드라마와 영화에서 조연으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배우다. 인기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평소 이미지는 좋은 편이다. 무난하게 연기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배우 가운데 한 명이다. 그렇지만 혼자 지내는 삶의 외로움을 잘못된 방식으로 풀어보려다 이렇게 큰 고민에 빠지게 된 셈이다. A 입장에서는 다행히도 해당 22만 명의 성매매 리스트에 A의 전화번호와 매니저의 전화번호는 검색되지 않았다. A가 유명 스타는 아니지만 얼굴이 많이 알려진 배우인 만큼 행여 그가 리스트에 포함됐다면 관련 설명이 함께 기록되지 않았을 리 없고 실제로도 그와 관련된 정보는 없었다.
사실 이번에 공개된 성매매 리스트는 일부 성매매 조직의 것일 뿐이다. 채팅을 통한 조건 만남 형식으로 성매매를 하거나 오피스텔 등을 빌려 성매매를 하는 조직은 이번에 문제가 된 조직 외에도 더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A는 다른 성매매 조직을 통해 부적절한 만남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배우 A의 매니저는 A가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는 이런 부적절한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고 한다. 이런 불법적인 성매매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제대로 실감한 셈이다.
이런 분위기는 연예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번 성매매 리스트 공개를 통해 대부분의 성매매 조직들이 이런 리스트를 작성, 보관 중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번에 공개된 성매매 리스트에는 연예인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또 다른 성매매 조직의 리스트에는 연예인의 이름이 포함돼 있을 수도 있다. 채팅을 통한 조건만남이 성매매에 나선 일반 여성과의 일대일 만남이라 생각했던 일부 연예인들이 이번 리스트 공개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이는 유사한 성매매 경험이 있는 일반 남성들도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결국 이런 경각심을 심어준 게 이번 성매매 리스트 공개의 또 다른 의미가 아닐까 싶다.
조재진 프리랜서